(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천만달러의 소녀’에서 ‘기권소녀’로 전락한 위성미(18.미국 이름 미셸 위)가 부활의 조짐도 잠시 뿐 다시 나락으로 추락해 슬럼프의 장기화가 굳어질 전망이다.
위성미는 29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12오버파 84타를 쳐 72명 가운데 69위로 떨어졌다.
1라운드 1오버파 73타에 이어 2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때려 25라운드 연속 오버파 행진에 마침표를 찍으며 활짝 웃었던 위성미의 얼굴은 다시 구겨졌다.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었고 핀 위치가 까다로워 많은 선수들이 고전한 3라운드였지만 위성미의 플레이는 최악이었다. 72명 가운데 9명이 80대 타수를 기록한 이날 위성미는 최다 타수를 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자신의 스윙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지난 6월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에서 위성미는 1라운드 73타, 2라운드 74타를 치며 컷을 통과했지만 3라운드에서 83타, 최종 라운드에서는 79타로 무너져 꼴찌로 추락했다.
당시 위성미는 1, 2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꺼내지 않았고 번트를 대다시피 조심스러운 플레이를 한 끝에 간신히 컷오프를 면했다.
하지만 드라이버를 꺼낸 들면서 재앙은 다시 시작됐다.
파3홀을 제외한 14개 홀에서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진 것은 고작 3차례 뿐이었고 18개홀에서 정규타수 만에 볼을 그린에 올린 것도 5차례에 불과했다.
버디는 단 한 개 밖에 잡아내지 못하고 더블보기 4개와 보기 5개를 쏟아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80대 타수를 낸 위성미는 중도 기권한 긴트리뷰트 1라운드와 US여자오픈 2라운드까지 포함하면 다섯 차례나 80대 타수를 기록한 것이나 다름없다.
위성미는 경기를 마친 뒤 끔찍한 하루였다면서 몸이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위성미는 (바람 많은 하와이에서 골프를 배워) 바람도 별다른 문제가 아니었고 다친 손목도 이제는 아프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스윙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이 이런 최악의 결과를 불러왔다는 뜻이다.
위성미는 이어진 4라운드에서도 위성미는 더블보기 1개와 보기 4개를 적어내며 4오버파 76타를 쳐 공동69위로 대회를 마쳤다.
버디 2개를 잡아내 3라운드에 비해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지만 2005년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우승도 멀지 않았다는 찬사를 받았던 ‘천재소녀’의 위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위성미는 곧바로 브리티시여자오픈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마음껏 휘두르던 호쾌한 드라이버샷으로 세상을 매료시켰던 위성미가 사실상 드라이버 입스나 다름없는 ‘마음의 병’을 거친 링크스코스에서 치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한때 위성미가 받았던 충고는 ‘남자 대회 도전을 그만두라’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골프대회에 당분간 출전하지 말라’는 조언이 쏟아질 판이다.
브리티시여자오픈, 세이프웨이 등 줄줄이 이어지는 대회에서 위성미가 어떤 행보를 보일 지 관심사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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