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 때문에 학군이 좋다는 곳으로 이사를 했는데 딸애가 고등학교에 다니며 학교 홈웍하랴, 사회 봉사하랴, 한글 공부하랴 여간 바쁜 것 같지 않다.
다른 것은 딸애가 알아서 하나 한글 공부는 엄마에게 가끔 물어보고 해서 가르쳐주지만 미국에 오래 살다보니 한국말도 금방 생각이 안 나고 그렇다고 미국말도 썩 잘하는 편이 아닌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표준말만하는 라디오 방송을 듣게 한다.
딸애가 방송을 듣고 고국 사회 돌아가는 소식도 제법 설명해준다. 전번에는 버지니아 조승희 사건 때는 조승희 부모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해줄 때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 저녁밥도 먹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날 보니 오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딸애가 “엄마, 북한 김정일보다 한국 노무현 대통령이 더 나쁜 것 같아. 좌파가 뭐야? 좌파인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 원하지 않는 나쁜 짓만 하나봐”라고 해 깜짝 놀랐다. 그렇지 않다고 한참을 설명해주어도 “방송하는 사람이 더 잘 알지”하면서 별로 수긍 않는다.
대다수 국민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대통령이 국정을 다스리면 국민이 투쟁을 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다스리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소리 하나하나 꼬투리 잡아서 방송하는 것은 공인으로써 올바른 행동이 아닌 것 같다.
중립에 서야할 방송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대통령의 부정적인 면만 방송하면 방송을 듣는 자녀들은 조국과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할까
김복순 / 풀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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