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패 끝에 비너스 격파
US오픈 테니스 결승진출
가문의 명예를 되찾겠다던 비너스 윌리엄스의 꿈은 세계 1위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7일 뉴욕 플러싱 메도우의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펼쳐진 2007 US오픈 테니스챔피언십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대회 탑시드이자 세계 여자테니스 랭킹 1위인 저스틴 에넹(벨기에)은 12번시드 비너스를 7-6<7-2>, 6-4 스트레이트 세트로 꺾고 상호간 맞대결 7연패 고리를 끊으며 결승에 올라 지난 2003년 이후 대회 2번째 우승에 1승 앞으로 다가섰다. 특히 에넹은 8강에서 서리나 윌리엄스를 완파한데 이어 4강에서 비너스마저 제압, 2001년 호주오픈때 마티나 힝기스에 이어 같은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윌리엄스 자매를 ‘싹쓸이’한 사상 2번째 선수가 됐다. 힝기스 역시 8강에서 서리나, 4강에서 비너스를 꺾었으나 결승에서 제니퍼 캐프리아티에 패해 우승에는 실패했었다.
<비너스 윌리엄스를 스트레이트 세트로 격파한 저스틴 에넹이 환호하고 있다.
>
에넹의 결승상대는 대회 2004년 챔피언으로 역시 2번째 우승을 노리는 4번시드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로 결정됐다. 에넹보다 앞서 경기를 가진 쿠즈네초바는 같은 러시아의 6번시드 아나 차크베타제를 맞아 첫 세트를 최악의 졸전 끝에 3-6으로 내줬으나 다음 두 세트를 6-1, 6-1로 가볍게 따내고 결승에 선착했다.
세계 1위라는 랭킹이 절대 헛된 것이 아님을 입증한 에넹의 예리함이 돋보인 명승부였다. 5피트5인치의 단신으로 6피트1인치의 비너스에게 신장과 파워 모두 열세를 면치 못했음에도 불구, 정신력으로 계속 싸웠다는 경기 후 인터뷰처럼 에넹의 물러서지 않는 투혼은 비너스의 파워를 압도했다. 비너스와의 마지막 7차례 대결에서 전패하며 통산전적 1승7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던 에넹은 잠시 긴장하기도 했지만 해냈다. 이겨서 정말 기쁘다고 간략하게 승리소감을 밝혔다.
<동생의 복수를 하겠다고 벼르던 비너스는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결승전이라는 평가답게 시종 최고레벨의 플레이가 펼쳐진 명승부였으나 세계 1위는 역시 강했다. 날카로운 앵글의 패싱샷과 베이스라인 바로 위까지 파고드는 스트로크, 예리한 리턴 등으로 시종 비너스를 숨돌릴 틈 없이 몰아붙였다. 결국 체력이 바닥난 비너스는 2세트 3-4로 뒤진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서브의 속도가 시속 70마일대까지 떨어지며 게임을 뺏겼고 결국은 회복하지 못했다. 이날 승부는 비너스의 백핸드 에러로 막을 내렸고 그것은 이날 그녀의 35번째 에러로 에넹(22개)보다 13개가 많았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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