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향, 참 좋구나… 어느 날 화원에 들어서자 상큼한 향에 끌리어 발길이 로즈메리 상록수 앞에 이르렀다. 전나무와 흡사한 손바닥 크기의 관상용으로 생각보다 가격이 싸기에 들고와 베란다에 올려놓았다. 그 그윽한 향은 남편과 아들까지 매료시켰다.
며칠 후 아이다호 공군기지에서 휴가차 돌아온 딸애가 집에 들어서자 대뜸 “엄마! 이거 로즈메리 향 아냐?” 반색을 했다. “이거 서양요리에서 으뜸가는 레서피라는 거 아세요?”라고 묻는다. 한때 요리전문 대학을 희망했던 만큼 남다른 소질을 보이던 딸애는 이번에 로즈메리 양념비결을 곁들인 다양한 자작 요리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특히 로즈메리 몇 잎을 첨가한 비프스테이크의 향미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나는 한낱 식물 한 잎의 향료가 주는 상쾌한 기분 전환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어찌 보면 우리 생활의 리듬을 맛에 비유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때로 삶은 씁쓸한가 하면 맵기도 하고 짜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조화로운 생활은 내면에 고루 맛이 든 것이 아닐까. 굳이 가족의 희비에 주부의 책임론을 펴자는 게 아니라 음식 맛이 주부 손끝에 달렸듯이 생활의 미각을 돋우는 로즈메리 향 같은 모습을 우리가 보인다면 가족에 활력과 조화를 불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로즈메리! 이름만큼이나 우아한 향기와 감미로움에 자석에 끌리듯 하루도 몇 차례 베란다를 들락거린다.
줄리아 김 / 글렌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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