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이름’으로 살았다
이제웅씨 여권·운전면허 등 제각각
10년간 무려 250개 은행구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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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업체와 가짜 비즈니스 및 개인 구좌등 무려 250여개 구좌를 만들어 수표를 돌리는 소위 ‘첵 카이팅’ 수법으로 400만달러가 넘는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체포된 이제웅(46·LA·본보 4일자 A1면 보도)씨는 지난 10년 동안 7명의 허위 신분으로 살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김상훈·김인용·최동원·김인엽·마천길·이철상 등 7명의 신분으로 살아왔다. 그는 2002년 4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6개의 가짜 한국여권에 가짜 미국비자를 찍어 알래스카에서 운전면허증를 획득한 뒤 각 이름마다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받아 완벽한 7명으로 재 탄생했다는 것이다. 그가 위조 신분으로 만든 사업체만도 6개에 이르고 첵카이팅을 위해 개설한 비즈니스와 개인 구좌가 30개에 달한다. 또 공범 3명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위조 신분을 만들어 무려 245개의 개인구좌까지 운영해 왔다.
이씨의 신분 세탁은 수사를 진행해온 연방 당국도 고개를 저을 정도다. 사건을 지휘한 연방검찰 제니퍼 와이어 검사는 “이씨가 2005년 시민권을 취득했지만 영주권과 시민권 서류를 위조 신분으로 꾸몄는지조차 확실치 않아 현재 정밀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팜데일에 한국 비디오가게를 운영했고 주택도 두채 구입했다.
집과 사업체를 사고 파는 것도 가명들끼리 주고 받았다. 가짜이름중 하나인 ‘최동원’이 2005년 3월 팜데일에 46만달러짜리 집을 사고는 2006년1월에 51만달러를 주고 또다른 가짜 ‘김상훈’에게 파는 식이다. 그는 첵카이팅 수법으로 착복한 거액의 돈을 3개 한인 은행에 역시 가짜 이름으로 개설한 비즈니스 구좌를 통해 한국으로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이씨의 가짜 행각은 지난해 말 첵카이팅 기미를 포착한 워싱턴 뮤추얼의 신고를 받은 연방 당국이 이씨의 뒤를 추적하던중 베벌리힐스 로데오에 위치한 한 유명 백화점 직원이 공수표로 1만달러짜리 시계를 사려는 이씨의 여자친구겸 공범 이혜주(28)씨를 연방수사당국에 신고함으로써 끝이 났다.
이씨는 체포되기 전까지 한인타운 고급 콘도에 거주하며 ‘김사장’으로 통했으며 이씨의 체포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최고급 벤츠와 렉서스를 몰고 다녀 큰 사업체를 운영하는 젊은 사업가로 생각했다”며 7명의 신분으로 살아온 이씨의 용의주도함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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