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혜 윌튼 플레이스 초등학교장·딸 신비
“힙합은 불량음악” 편견깨고 가수의 길 후원
“부모의 마음을 잘 헤아려 준 딸에게 감사할 따름이죠”
윌튼 플레이스 초등학교 김정혜 교장에게는 유명인 딸이 있다. 이미 2세 한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수퍼스타인 여성 래퍼 ‘신비’(SHIN-B·본명 안드레아 김)가 김 교장의 큰 딸이다.
점잖은 교장 선생님과 점잖은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여성 래퍼 모녀. 언뜻 잘 어울리지 않을 듯 보이지만 이해와 사랑으로 뭉친 모녀에게 세상의 편견은 이미 아무 것도 아니다.
<김정혜 교장(왼쪽)과 큰 딸 힙합가수 신비(본명 안드레아 김)가 활짝 웃고 있다.>
김정혜 교장은 딸에게 “힙합가수를 누가 며느리로 데려 가겠냐”며 핀잔을 주는 것 같더니 이내 “힙합 음악이 불량스럽게 보인다지만 우리 딸이 하는 음악은 다르다”며 딸 자랑에 열을 올렸다. 김 교장은 “딸이 음악에 관심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고교시절 친구들과 힙합음악 한다고 돌아다닐 때는 약간 불안하기도 했다”며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본분을 다해 준 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안드레아 김씨는 “사실 힙합가수 해서는 시집가기 힘들 것 같긴 하다”며 엄마의 걱정에 맞장구를 쳤다.
안드레아씨는 “음악 하면서도 항상 부모님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린 적이 없다”고 말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후배들도 이런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안드레아씨는 올해 24세이다. 10대 아이돌 스타들이 판치는 요즘 세태를 볼 때 약간 늦은 듯한 느낌이지만 김씨는 “공부하느라 출발은 늦었어도 공부 덕에 내 음악도 한층 성숙해진 것 같다”며 ‘나이는 상관없다’는 눈치였다.
UC어바인에서 아시안 아메리칸학을 전공한 김씨는 지난 2004년 졸업했다. 안드레아씨는 “사실 함께 활동하는 동료들 중 대학 졸업자는 나밖에 없다”며 “학교 다닐 때는 별로 신경 안 쓰던 동료들도 대학 졸업장은 부러워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안드레아씨는 이미 3장의 앨범을 내고 LA타임스에도 소개돼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인정받는 힙합 뮤지션이다. 내년에는 한국에 진출해 본격적인 가수생활을 해볼 계획도 가지고 있다. 김 교장은 “사실 딸이 좀 더 평범한 삶을 살아줬으면 하는 바람도 없지 않지만 그 길이 자신이 좋아서 가는 길이라면 끝까지 응원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아씨도 “음악을 사랑하고 끝까지 가수의 길을 가겠지만 엄마도 그만큼 사랑한다”며 ‘실망시키지 않는 딸’이 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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