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본보 피아노 콩쿠르에서 인연을 맺어 지난 4월 결혼에 골인한 김형순-조혜원 부부가 센추리시티에서 학창시절의 기억을 더듬으며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이은호 기자>
14년전 본보 음악경연이 맺어준 인연 화제
김형순-조혜원씨 내년 듀오 콘서트
‘경쟁자에서 친구로, 연인에서 부부로.’
14년간 많이도 달라졌다. 지난 93년 본보가 주최한 피아노 콩쿠르에서 대상을 놓고 경쟁을 벌였던 남학생과 여학생이 14년 후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4월 ‘드라마 같은 러브스토리’를 결혼으로 완성한 김형순(28)·조혜원(28)부부.
김씨는 현재 세계적인 법률그룹 ‘에이킨 검프 스트라우스 하워 앤 필드’(Akin Gump Strauss Hauer & Feld)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조씨는 UCLA 피아노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어린 시절 피아노를 전공한 두 사람은 10대 초반 경쟁자로 만났다. 둘 다 LA에서 성장한 동갑내기로 욕심나는 피아노 콩쿠르에서는 늘 ‘대상’을 놓고 경쟁을 벌어야 했던 운명. 93년 본보 콩쿠르에서는 조씨가 대상을, 김씨가 1등상을 받았다.
몇 년 뒤 마이애미에서 열린 전국 콩쿠르에서 만난 이들은 10여일간의 대회 일정을 보내며 친구가 됐다.
이후 영재 프로그램을 통해 일찌감치 대학과정을 끝낸 김씨는 컬럼비아 법대에 진학했고, 피아니스트의 꿈을 안은 조씨는 줄리어드에 합격했다.
뉴욕에 있는 두 학교는 약 10분 거리. 두 사람은 20대 초반을 뉴욕에서 함께 보내며 친구에서 연인으로 사랑을 키워나갔다.
줄리어드를 졸업한 조씨는 UCLA에서 피아노 박사과정을 공부하기 위해 LA로 돌아왔고 변호사가 된 김씨도 ‘사랑을 찾아’ LA행을 결심했다. ‘음악을 사랑하는 커플’답게 프러포즈는 디즈니콘서트홀에서 이뤄졌다. 공연이 끝난 뒤 정원을 거닐 던 중 김씨가 조씨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며 사랑을 고백한 것. 아름다운 ‘첫 사랑’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지난 주말 결혼 후 첫 독주회를 성황리에 마친 조씨는 “음악을 하면서 외롭고 힘들 때도 있었는데 남편이 정말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서 나 역시도 더욱 편하게 음악을 즐기고 연주할 수 있게 됐다”면서 “남편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씨 역시 “혜원이는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결혼해서 많이 달라졌다. 아내에게 고맙다”면서 “이제는 함께 걸으며 서로의 꿈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활동하는 동시에 내년 중 듀오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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