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최고부촌이 순식간에 폐허
헬기 8대 바닷물 공수 진화
부촌이자 관광지로 명성이 높은 말리부 지역은 21일 빛나는 태양빛 대신 화마가 훑고 간 뿌연 연기와 잿더미가 하늘과 땅을 뒤덮었다.
도로 곳곳에는 강풍을 타고 번진 불씨가 남긴 상처인 전소된 승용차와 흑빛으로 덮인 초목지, 강풍에 날아간 도로표시판과 쓰러진 전봇대 등이 흡사 폭격 직후의 도시 모습을 연상케 했다.
차단된 도로 곳곳을 움직이는 이들의 얼굴은 마스크로 잔뜩 가려져 산불에 한껏 움츠러든 모습을 드러냈다.
<주민 소개령이 발령된 21일 애완동물 유리상자를 챙겨든 한 여성이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따라 대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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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11시 말리부 지역은 배후에 자리한 협곡을 타고 내려 온 바람이 세기를 더하며 움직이는 사람과 자동차를 휘청이게까지 만들었다. 강한 바람이 언제 방향을 바꿔 서진을 할 지 모르는 소방관들이 상업용 건물 등이 밀집한 퍼시픽 코스트하이웨이까지 화마가 쳐들어올지 몰라 곳곳의 소화전과 소방차를 연결하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했다.
◎…소방 헬기 8대가 동원된 진화 작업의 베이스 기지는 페퍼다인대학의 넓은 잔디밭이었다. 전면에 바다를 둔 말리부 지역 특성상 소방국은 바닷물을 이용해 산불 진화에 나설 수 있는 헬기를 투입했다. 페퍼다인대학은 이날 지역 주민들을 카페테리아로 대비시키고 소방국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냈다.
<‘캐슬’로 알려진 말리부 놀스의 대저택이 21일 산불로 잿더미로 변했다. 캐슬은 말리부의 명소중 한 곳이었다.>
◎…퍼시픽 코스트하이웨이에 자리한 모텔 종업원들은 지붕 위에서 호스로 연신 물길을 뿌려대며 언제 남하할 지 모를 산불과 싸울 자세를 취했다. 물을 뿌려대던 마이클 짐모어는 “주변을 보라”며 “이곳은 생계의 터전”이라면서 긴급대피 명령이 떨어져도 자리를 뜰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방관들이 불길이 잡힌 말리부의 구릉 지대를 돌며 불씨 제거작업에 나서고 있다.<진천규 기자>>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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