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시위대를 향한 군사정권의 유혈 진압이 초가을의 청명한 하늘을 검붉은 핏빛으로 물들이더니 어느새 수단의 다르프르 비극이 스산한 가을바람을 타고 국제사회를 더욱 냉랭하게 한다.
미얀마가 국내의 민주화 투쟁으로 오랜 몸살을 앓고 있다면 다르프르로 대변되는 수단의 비극은 국제사회의 해결을 요구하는 전방위적인 사건이다. 최악의 인권과 인종, 종교 갈등으로 폭발한 정치문제가 국제분쟁의 화약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토착민 마을에서의 잔혹한 인권유린과 집단방화, 대량학살 앞에서 21세기 국경을 초월한 인류평화의 이념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의 제도와 기구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의 기득권 싸움으로 다르프르의 비극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만일 미국이 유엔을 등에 업고 수단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다면 미국의 위상은 달라질 수 있다. 중동지역의 패권 확보와 석유 확보라는 국익을 위해 일으킨 전쟁과 달리 민주주의의 참다운 가치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선적인 외교정책으로 국제사회의 반목을 야기 시킨 부시의 정책을 상쇄할 수 있고 진정 미국의 정신을 드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유형의 힘보다 무형의 숭고한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미국의 참모습을 보여줄 때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과 위상은 한층 성숙되는 것이다.
서니 리 / 한미 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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