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 산타 할아버지는 세계에 나 밖에 없을 걸
두차례 암 극복하고 성탄 시즌이면 늘…
산타클라라 마이크 개드버리씨의 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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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년간 한해도 빠지지 않고 크리스마스 때마다 산타 할아버지로 변신, 이웃과 온정을 나눠 온 마이크 개드버리씨(63, 산타클래리타 밸리 거주)는 올해 산타복을 새로 맞춰야 한다.
최근 2차례의 암투병 이후 원래 입던 산타복이 너무 커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년간 대장암 및 여러 가지 질병으로 몸무게 90파운드가 줄었다. 몸이 예전같지 않지만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고.
지난 수년간 그는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제공해 왔다. 8년전에는 그의 이웃집에 사는 8세 소녀가 산타할아버지에게 특별한 부탁을 했다. 아버지의 별을 볼 수 있게 망원경을 선물해 달라는 것. 소녀의 아버지가 한달전 사망했다는 딱한 사연이었다.
비영리 구호기관인 낙천주의자 클럽 (Optimist Club)의 도움으로 그는 소녀에게 망원경을 선사했다. 지금 16세로 성장한 소녀는 아직도 망원경을 갖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개드버리씨의 절친한 친구 밥 스피어러씨는 개드버리씨가 밝고 긍정적인 산타 할아버지의 전형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며 분장만 하면 감쪽같은 산타 할아버지로 변신한다고 말했다.
또 개드버리씨는 매년 이맘때 쯤 카스타익에 있는 피체스 교도소를 어린이들과 함께 방문해 수감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개드버리씨 자신은 정작 크리스마스 대신 유태인 명절인 하누카를 지낸다는 것.
그는 유태인 산타 할아버지는 세계에 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렇게 유쾌한 산타 할아버지에게 지난 수년간은 역경의 연속이었다. 2004년 5월 개드버리씨의 아내가 대장 질환으로 입원과 수술을 한 데 이어, 엎친데 덮친격으로 같은해 9월 개드버리씨도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미션 힐스의 프로비던스 홀리 크로스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10주를 거의 무의식상태로 지냈던 그가 회생할 가능성은 희박했지만 그는 기적처럼 다시 일어났다. 그러나 그는 입원기간 동안 일자리를 잃었고 어마어마한 병원비로 빚더미에 앉고 말았다.
파산 직전에 있었던 이들 부부에게 뜻밖의 도움이 찾아왔다. 개드버리씨가 평상시 봉사하며 몸담아온 낙천주의자 클럽에서 이들 부부를 돕기 위해 모금을 펼친 것. 그러나 이들의 도움으로 병원비를 비롯한 여러 가지 요금을 충당하고 한시름 놓고 있었던 개드버리씨에게 2006년 대장암은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간과 위까지 암세포가 퍼져 키모 요법과 여러 가지 수술을 통해 다시 한번 암을 물리쳤지만 그는 26만6000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병원비를 다시 빚지게 됐다.
아직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지만 개드버리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춥고 배고픈 이웃에게 음식과 장난감을 제공하기 위해 분주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올해 음식과 장난감을 선사할 가족은 단 10가족. 보통 매해 35가족을 도왔던 그는 올해 부쩍 모아진 물품이 적어 가족수를 줄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겠다는 그는 올해도 여전히 따뜻한 웃음을 가진 산타할아버지다. 개드버리씨는 누가 뭐래도 산타만큼은 포기할 순 없다고 말했다.
<최선영 기자> sunnyc@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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