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이틀연속 ‘탱크샷’을 뿜어내며 2타차 단독선두를 달렸다.
4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활짝 웃고 있는 케빈 나.
소니 오픈 2R
11·9언더파로 1·2위 ‘코리안 돌풍’
“승부는 양보할 수 없지요”
‘탱크’ 최경주(39)가 이틀째 단독선두를 지키며 시즌 첫 승을 향해 힘차게 진군하고 있는 가운데 케빈 나(24·상욱)가 맹렬한 기세로 2타차 단독 2위로 올라서며 한인선수끼리 PGA투어 우승을 다투는 역사적인 주말이 기대되고 있다.
11일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7,068야드)에서 벌어진 PGA투어 소니오픈 2라운드 경기에서 전날 6언더파 64타의 맹위를 떨치며 단독선두로 출발한 최경주는 이날도 6개의 버디를 보태고 유일한 보기 1개를 범해 5언더파 65타를 치며 이틀합계 11언더파 129타로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지켰다. 한편 전날 3언더파 67타로 공동 14위에 올랐던 케빈 나는 이날 오후반으로 플레이하며 무려 7개의 버디를 쓸어담고 1개의 보기를 범해 6언더파 64타의 맹타를 휘둘러 합계 9언더파 131타로 단독 2위로 올라서며 최경주를 2타차로 맹추격했다. 이로써 올해 PGA투어의 한인선수 수가 역대 최다인 6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역사상 처음으로 PGA투어 대회에서 한인선수가 1, 2위로 우승다툼을 펼치게 됐다.
이날 10번홀에서 출발한 최경주는 12번과 15번홀에서 버디를 낚은 뒤 2번홀에서 대회 첫 보기를 범해 1타를 잃었지만 5번홀에서 버디로 손실을 만회한 뒤 7번홀부터 신나는 3연속 줄버디 피니시로 단숨에 2위와 3타차 간격을 벌렸다. 최경주는 경기 후 “지난주 머세디스챔피언십 3라운드부터 리듬을 잘 타고 있고 많은 팬들이 응원해줘 편안한 느낌으로 쳤다. 바람이 일정하게 불어 적응하기 좋았다”고 말했다. 최경주가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것은 이번이 4번째. 지금까지 PGA투어에서 생애 4차례 36홀 리드를 잡은 최경주는 이를 모두 빠짐없이 우승으로 연결시킨 바 있어 이번에도 ‘역전불허’의 명성을 이어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경주가 ‘역전불허’를 이뤄내려면 한인 후배의 거센 도전을 뿌리쳐야 하게 됐다. 퍼팅그린에서 최경주가 11언더파로 2라운드를 마친 것을 본 뒤 오후에 티오프한 케빈 나는 전날 최경주가 친 64타를 매치하며 단숨에 2위로 점프, 생애 첫 승에 도전장을 냈다. 역시 백9에서 출발한 케빈 나는 첫 두 홀에서 티샷 실수로 잇달아 위기를 맞았으나 모두 파세이브에 성공한 뒤 12번홀 버디로 포문을 열고 16~18번홀에서 3연속 줄버디를 낚아올려 선두권 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후반들어 3, 4번홀에서 또 다시 연속 버디를 잡아 최경주에 2타차로 근접한 케빈 나는 6번홀에서 대회 첫 보기를 범해 공동 2위로 떨어졌다가 마지막 9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다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케빈 나는 대선배 최경주와 3라운드에서 파이널그룹으로 함께 플레이하게 됐다. 12일 오후 4시(LA시간) 골프채널을 통해 이들의 샷대결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PGA투어 멤버로 첫 대회에 나선 양용은(36)은 버디 3, 보기 1개로 2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3언더파 137타로 공동 32위가 되며 컷을 통과했으나 박세진(30)은 버디없이 보기만 5개를 범하는 부진을 보여 합계 5오버파 145타로 컷오프됐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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