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김순식
업그레이드 한인사회 부족한 2%를 채웁시다
“이런 고객 때문에 힘들어요”
한인은행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는 김모씨는 얼마 전 통화한 고객만 생각하면 아직도 우울하다. 잔고부족으로 수수료를 물게 된 이 고객은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누구 맘대로 돈을 뺏느냐. 수수료를 돌려 달라”며 생떼를 쓰더라는 것.
김씨는 “규정을 충분히 설명해줘도 30분 동안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더니 ‘잘 먹고 잘 살아라’고 폭언을 한 후 전화를 끊더라”며 “아무리 고객은 왕이라지만 억지를 부리는 것을 알면서도 화도 못 내고 계속 죄송하다고만 해야 하니 눈물이 날 뻔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간혹 욕설에 가까운 말을 쏟아내는 한인 고객들을 대하다 보면 ‘이국에 사는 동포끼리 이래도 되나’하는 서글픔이 생길 때도 많다”고 덧붙였다.
미국 은행이나 업소에서는 영어 장벽 등으로 주눅 들어 불만 한 마디 못하는 한인들도 한인업소에서만은 목소리가 커지는 경우가 적잖다. 정당한 권리 요구야 당연하겠지만 억지를 부리거나 무례한 경우도 다반사라는 게 업주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반말족’도 꼴불견 한인 고객의 대표적 유형으로 꼽힌다.
캐시어로 부모님 커피샵에서 일을 도왔던 20대 권모씨의 경험. 한국어를 못하는 줄 알고 더듬더듬 영어로 주문하던 고객에게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했더니 “야, 너 한국아이구나”하며 대번 반말부터 나오더라는 것. 이어 “야 이 집에 뭐가 맛있냐”는 반말투의 물음에 “라테가 괜찮습니다”고 추천했더니 “그게 뭐가 맛있냐”며 면박을 줘 황당했었다고 권씨는 전했다.
권씨는 “한인업소에서 일하는 우리 같은 1.5세와 2세 젊은이들도 비슷한 경험을 한 것으로 안다”며 “같은 민족끼리 친근감의 표현이라고 이해는 하지만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고 씁쓸해했다.
우리는 ‘소비자는 왕’이라며 종업원들에게 항상 친절할 것을 강요한다. 그러나 ‘너희 집 물건을 팔아주니 감사해라’는 식으로 으스대며 종업원을 하인 대하듯 하는 무례하기 짝이 없는 ‘불량고객’도 왕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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