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는 이번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훨씬 더 강해진 ‘황제’로서 위용을 과시했다.
타이거 우즈 “적수가 없다”
‘자신만의 리그’구축
이미 통산 62승으로 파머와 공동 4위
3년이면 1위 스니드(82승) 추월할 듯
“이미 천하무적의 ‘황제’인데 거기서 더 강해지면 다른 선수들은 어떡하라고….”
27일 막을 내린 뷰익인비테이셔널은 이미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상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오히려 갈수록 더 강해지고 있는 ‘황제’ 타이거 우즈(32)와 그의 위용에 눌려 ‘부스러기 다툼’을 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해버린 다른 선수들의 초라한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되어 나타났다.
분명히 세계 최고선수들이 모인 PGA투어이건만 우즈 앞에 섰을 때 느끼는 위압감과 상대적 빈곤감은 주말골퍼들이나 매한가지처럼 보였다. 2라운드를 마친 뒤 우즈와 2위의 격차가 4타로 벌어지면서 승부가 끝난 사실은 누구의 눈에도 명백해졌고 3라운드가 그 차이가 다시 8타로 늘어나자 4라운드는 사실상 ‘2위 결정전’이 됐다.
하지만 코스를 메운 갤러리들이나 TV시청자들에게 ‘2위가 누구냐’는 ‘꼴찌가 누구냐’는 사실 만큼이나 전혀 관심없는 문제였다. 이미 승부는 끝난 지 오래건만 갤러리들의 모든 시선은 우즈에게 집중됐고 TV카메라도 우즈 뒤만 따라다녔다. 세계랭킹 2위인 홈그라운드의 스타 필 미켈슨을 포함한 다른 선수들은 모두 무관심속에서 씁쓸하게 대회를 마칠 수밖에 없었고 대회가 끝난 뒤에는 자신이 아니라 우즈의 플레이와 그의 위대함에 대한 질문만 잔뜩 받아야 했다.
사실 우즈는 지금까지도 사실상 필적할 경쟁자가 없는 위치를 점해왔으나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지금까지의 레벨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뷰익인비테이셔널을 4연패하는 과정만 살펴봐도 지난 3년간은 비교적 접전 끝에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우승을 쟁취했으나 이번엔 2등이 보이지도 않게 앞서간 끝에 대회 이틀 전에 모든 승부의 스릴을 끝내 버렸다. 지금까지는 비록 무늬 만일지는 몰라도 그와 경쟁한 선수들이 있었지만 이번 대회서는 그야말로 ‘군계일학’이었다. 한마디로 우즈는 ‘자신만의 리그(League of his own)’를 형성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사실상 ‘2부리그’로 강등된 것이었다.
이미 PGA투어 대회들은 우즈가 출전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그 위상이 양분돼 있다. 우즈가 출전한 대회는 엄청난 시청률과 관심을 끌어 모으며 주요대회로 대접받는 반면 우즈가 나오지 않는 대회는 사실상 마이너대회로 분류돼 팬들과 TV 방송국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독특한 스테이블포드 스코어링 시스템으로 유명했던 인터내셔널 토너먼트의 창립자는 지난해 스폰서를 잡지 못해 대회 문을 닫으면서 몰락 이유로 우즈의 불참을 꼽았다. 우즈가 단 한 번도 찾아주지 않은 이상 대회를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우즈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생애통산 PGA투어 62승을 따내 아놀드 파머와 공동 4위로 올라섰다. 이제 PGA투어에서 우즈보다 승수가 많은 선수는 샘 스니드(82승), 잭 니클러스(73승), 벤 호간(64승) 등 3명뿐이다. 지금 우즈의 기세를 보면 스니드의 기록을 넘어서는 데는 3년이면 충분해 보이고 통산 100승 돌파도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우즈는 이 대회에 앞서 그랜드슬램 달성이 충분히 생각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메이저에 관한 한 조심스런 자세를 견지했던 그로서는 파격적인 변신이고 그만큼 충천한 자신감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곧바로 이 대회에서 자신의 말이 단순한 말이 아님을 입증했다. 과연 괴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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