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길(수필가)
해마다 새해를 맞으면 새로운 결심이나 다짐을 갖는 경우가 많다. 새해에는 기필코 술, 담배를 끊겠다든가, 건강을 위해 아침 운동을 시작해 보겠다든가, 혹은 부족한 영어를 보충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은 조금 바쁘던가 자신의 게으름 때문에 얼마 가지 못해 시들해져 버린다.
이런 자신과의 약속은 자기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느냐 실패하느냐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는 것을 많은 기회를 놓치고 훨씬 뒤에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들과 약속하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어떤 중요한 일로 어느 사람과 만나기로 했다. 꾸물거리다가 조금 늦게 갔다고 하자. 어쩌면 이 조그마한 실수로 그 사람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만나는 사람이 중요한 계약을 가져온 사람이라면 그 계약을 잃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혹 만나는 사람이 사랑하는 연인이라면 상대로부터 감정과 미움을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연인들의 운명도 달라질 지 모른다.친구들과의 약속, 연인과의 약속, 아이들과의 약속 등 꼭 지켜야 할 소중한 것들이다.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은 자기의 인격을 잘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약속을 자주 어기는 사람을 믿지 못할 것이다. 약속을 어기는 아빠 엄마의 말을 아이들은 고분고분 따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결혼도 약속이며 계약이다.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며 신뢰하겠다는 약속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어렵고 병들어도 의지하며 살겠다는 계약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소중한 약속을 이기심 때문에 저버리고 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 당장에는 별 이익이 없어도 고객들과의 약속을 잘 지키면 신용이 쌓이게 되고 그것이 큰 사업을 일으키는 힘이 된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온통 약속으로 이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어디를 가기 위해 몇 번 버스를 타야하는 것은 시민과 버스와의 약속이다. 어떤 버스가 정해진 노선으로 가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간다면 중요한 약속을 어기는 것이다. 다음번에는 그 버스의 번호를 믿지 못하고 어디를 거쳐 어디로 가느냐고 매번 묻고 버스를 타야 안심이 될 것이다. 사회적 약속을 어기는 것은 불신과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우리는 셋방을 들거나 집을 사고 팔 때 계약서를 쓴다. 그리고 사업상의 여러가지 흥정을 하고 계약을 한다. 이 모든 사회적 계약은 약속이다. 흥정과 계약은 공정히 이루어져야 한다. 속임이 있어서는 안되고 어느 한 편이 지나치게 이익이 되거나 손해를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국가는 법으로 약자를 보호해주어야 할 것이다.
국가의 권력도 약속의 위임이다. 선량하게 나라를 다스리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위임받은 것이다. 선의로 나라를 다스리지 못하거나 잘 다스림을 게을리하는 사람은 그 권력을 국민에게 반환해야 할 것이다.주님께서는 믿고 따르는 자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약속을 주셨다. 그 약속의 말씀을 믿는 것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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