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오른쪽)은 동생 메리를 제치고 헨리 8세를 차지 한다.
헨리 8세는 앤을 갖기 위해 바티칸과 절연까지 한다.
헨리 8세 둘러싼 두 자매의 쟁탈전
영국 왕실 탐욕.배신.욕정의 드라마
연기-연출력 모두 미흡. ‘속빈 강정’
제인 오스틴의 소설만큼이나 자주 만들어지는 영국 왕 헨리 8세와 그의 1,000일간의 왕비 앤에 관한 의상 드라마인데 겉은 번드르르하나 속빈 강정 같은 영화다. 욕정과 자매간의 라이벌 의식과 탐욕과 배신 그리고 처형이 있는 궁정정치와 욕정의 멜로드라마로 속성 역사 공부를 하는 듯이 내용이 생략적이고 허술하다.
옛날 할리웃 시대극을 연상케 하는 외양은 갖췄으나 화려한 광채나 연기 그리고 연출력 등이 모두 경량급에 불과한 B급 영화다. 각본을 ‘여왕’으로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던 피터 모간이 쓰고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했는데도 마치 돈 들인 학예회 공연을 보는 것 같다. 제목은 앤의 여동생으로 헨리 8세의 정부가 됐던 메리를 말하는데 결국 영화는 간교하고 야심 많은 앤의 얘기가 되고 만다. 그녀의 개성이나 얘기가 훨씬 더 극적이기 때문이다.
토마스 볼린과 아내(크리스틴 스캇 토마스)는 아들과 두 딸 앤(나탈리 포트만)과 메리(스칼렛 조핸슨) 등 3남매를 둔 귀족 가문. 토마스와 그의 남동생은 이 두 여자를 가문의 출세와 권력과 부를 위한 도구로 철저히 사용한다.
토마스는 앤을 메리보다 더 훌륭한 자산으로 여겨 그녀에게 구혼하는 부상의 아들에게 메리를 대신 준다. 어느 날 헨리 8세(에릭 바나)가 사냥 차 토마스 집에 묵다가 메리가 눈에 들어 그녀를 궁으로 소환한다. 여기에 앤도 동행한다. 그리고 메리는 왕의 사생아까지 낳는다. 그런데 앤이 왕을 진실로 사랑하는 메리와 왕비 캐서린을 제치고 왕을 자기가 차지하기 위해 집요한 공작을 꾸미면서 자매간에 치열한 라이벌 의식이 생긴다. 메리에게 싫증이 난 왕은 앤을 요구하나 앤은 왕비가 되기 전에는 자기 몸을 줄 수 없다고 고집한다.
고교 세계사 시간에 배웠듯이 헨리 8세는 캐서린과 이혼하고 앤과 결혼하기 위해 바티칸과 절연까지 한 뒤 앤을 왕비로 앉힌다. 마침내 목적을 달성한 앤은 그러나 첫 아기로 딸을 낳고 그 뒤로 사산을 하면서 세자가 필요한 왕의 눈에서 벗어난다. 어떻게 해서든 아들을 낳으려고 애쓰는 앤은 자기 오빠에게 동침할 것을 부탁하나 성공하지 못한다. 결국 앤은 반역과 간통과 근친상간 죄로 목이 달아난다.
영화의 모든 것이 일차원적이다. 특히 미국 배우인 포트만과 조핸슨의 고전 영국 궁중 여인 역은 어색하고 너무 현대적이다. 바나도 마찬가지. 저스틴 채드윅 감독. PG-13. Sony.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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