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성
피부관리 국제면허 소지자
피부과에서 또는 성형외과에서 환자를 볼 때 하루도 빠짐없이 보게 되는 사람들이 바로 불법 시술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정상적인 병원에서 시술 또는 수술을 받고도 결과가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본인의 기대와 다른 결과에 실망하여 수정을 요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런 경우에는 상담이 수월하다.
예를 들어 만약 신체에 보형물을 삽입하였다면 정상적인 경우 무엇을 집어넣었는지 환자의 기록을 조회할 수도 있고 환자가 원하는 결과가 실제 불가능한 경우에는 설명을 통해 납득을 시킬 수가 있다.
그러나 불법 시술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는 조금 문제가 다르다. 보형물의 경우 도대체 무엇을 집어넣었는지 확인하기가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불법시술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한국 사람들이고 그 숫자가 많음에 상당히 놀라게 된다. 드물게 동양계의 사람들도 있지만 백인들은 거의 없다.
아마 한국 사람들은 특별히 성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상담할 때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횡설 수설이 심하다. 이런 경우의 상담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여기가 죽어서 좀 살리려고 뭘 넣었는데 울퉁불퉁하고... 빛깔도 이상하고.. 좀 빼 주세요.”
“언제 시술 받으셨나요?”
“글쎄... 오래 됐어요.”(대충 얼버무린다.)
“어디서 받으셨어요?”
“뭐.. 그러니까..”(또 얼버무린다.)
“무엇을 넣었는지 혹시 아시나요?”
“저야 모르지요. 뭐 좋은 거, 안전한 거 넣었대요.” 대충 이런 식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경우의 대부분은 수정이 불가능하다. 얼굴에 무엇인가를 집어넣기는 쉬우나 빼내기는 특히 원상태로 돌리기는 불가능하다. 우선 피부 속에서 보형물이 피부조직과 함께 엉겨 붙어 어디까지가 보형물이고 어디서부터 피부인지 그 경계가 불분명해지는데다가 실제로 잘라내기가 쉽지 않아 시술이 불가능함을 잘 설명해 줘야 한다.
물론 보형물이 피부 내에서 염증을 일으키고 피부 조직이 괴사된다면 방치할 수가 없어서 미용적인 면을 차치하고라도 우선 수술로 제거해 내야 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겠지만 이렇게 되면 얼굴이 망가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 상담이 여기에 이르면 지금까지 우물쭈물하던 환자분이 갑자기 저돌적으로 변한다.
“아, 여기 눈썹 위를 조금 자르고 꺼내면 되잖아요.” 또는
“여기 머릿속을 조금만 자르면 흉터도 안보이게 잘 꺼낼 수 있겠는데 왜 안 된다 하세요?”
여기에 이르면 필자도 순간적으로 말이 막혀버리는데 이런 저돌성이 혹시 위험하고도 애매한 그래서 결과적으로 하지 않은 것 보다 훨씬 처참한 결과에 이르기 십상인 불법시술을 용감하게 받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이쯤에서는 대부분 지금까지 대충 얼버무리던 시술 과정을 설명하며 뒤늦은 후회를 늘어놓게 된다.
이 분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이 대목에서 반드시 예전의 사진을 꺼내 보여주는 것이다.
“제가요. 예전에는 이렇게 생겼었걸랑요. 근데 그만 이렇게...”
사실 사진을 보면 이렇게 예쁜 얼굴을 왜 이렇게 그것도 돈까지 줘가며 망쳤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정도로 지금의 얼굴이 딱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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