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송이 박사
하와이 암 연구센터
전립선암 (prostate cancer) 은 미국 남성에게서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암입니다. 전립선은 남성의 생식기관 중 하나로 방광 아래쪽과 대장의 끝 부분인 직장 앞쪽에 위치합니다.
정상적인 전립선은 호두 크기만 하며 직장과 닿아있어 직장수지검사(digital rectal exam) 때 의사가 직장 벽을 통해 전립선에 단단하거나 울퉁불퉁한 부분이 있는지 검사할 수 있습니다. 직장수지검사와 함께 혈액의 PSA (prostate-specific antigen) 검사를 통해 전립선암 발병의 위험 여부를 판단하기도 합니다.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전립선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으로 10만명당 발병률이124.8명이고, 대한민국 (7.6명) 에 비해 약 16배가 높습니다.
전립선암의 발병원인으로 알려진 요인 중 첫 번째는 연령입니다. 45세 이하의 남성에서는 거의 발병되지 않으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미국의 경우 전립선암 환자의 대부분이 65세 이상입니다. 인종이나 민족에 따라서도 발병률 차이가 큽니다. 백인에 비해 흑인의 발병률이 훨씬 높으며 아시아계나 미국 인디언 원주민의 발병률은 낮은 편입니다. 같은 민족 내에서도 거주지역에 따라 발병률에 차이가 있는데,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남성보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 남성의 발병률이 약 2.5배 높으며, 일본에 거주하는 일본인 남성보다 미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남성의 발병률이 약 6배 높습니다.
이렇게 같은 민족 간에도 거주 국가에 따라 전립선암의 발병률 차이가 큰 이유 중의 하나로 식생활의 차이를 들 수 있습니다.
육류와 가공육류, 칼슘과 유제품 등이 위험 요인으로, 과일과 채소, 콩류, 라이코펜, 비타민 E, 셀레니움 등이 예방 요인으로 연구 되어 왔습니다. 이들 식품과 영양소가 전립선암과 관련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육류는 지방, 특히 포화지방의 함량이 높고 고온에서 조리하거나 가공할 경우 발암물질로 알려진 헤테로사이클릭아민 (heterocyclic amines)이나 폴리싸이클릭 아로매틱 하이드로카본즈 (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등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칼슘이나 칼슘함량이 높은 유제품을 많이 섭취할 경우, 체내 활성 비타민 D 수준을 낮추고 낮아진 비타민 D로 인해 전립선의 세포 성장이 증가하여 결국 전립선암이 발병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효과는 칼슘을 매우 높이 섭취하는 집단에서만 (하루 1500 mg 이상, 약 우유 5컵) 관찰되었으며 전통적으로 칼슘 섭취가 부족한 한국인들은 오히려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채소와 과일은 지방 함량이 매우 낮고 여러 가지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소가 풍부합니다.
콩류에는 항암효과가 있는 파이토에스트로겐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식이섬유 또한 풍부하며 항암효과가 있는 여러 가지 생리활성 물질들도 풍부합니다. 토마토의 붉은 색을 띠게 하는 색소인 라이코펜은 강력한 항산화물질로 암세포 성장을 막으며 체내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면역 기능을 향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감소시킵니다.
무기질인 셀레니움과 비타민 E 또한 강력한 항산화제이고 면역기능을 강화시킵니다. 하와이대학교의 암연구센터와 남가주대학교가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는 연구에서 하와이와 로스엔젤레스 지역에 거주하는 83,000여명의 남성들을 대상으로 식생활과 전립선암 발병 관계를 조사하였습니다. 위의 여러 가지 식품이나 영양소 중 어느 것도 전립선암 발병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지, 콩류를 가장 많이 섭취한 집단이 가장 적게 섭취한 집단에 비해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11% 정도 낮았습니다.
현재까지 식품이나 영양소가 전립선암 발병을 증가시키거나 예방함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식생활이 전립선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은 연령이나 가족력, 인종 등과 같은 요인들에 비해 상당히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 영향이 적다 하더라도 식생활은 연령이나 유전적 요인과 달리 우리의 노력에 의해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주요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봤을 때,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육류와 가공육류 섭취를 줄이고 콩류를 포함한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같은 식생활은 육류 위주의 서구 식생활보다 우리의 전통 식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암 예방에 바람직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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