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성
피부관리 국제면허 소지자
우선 주변에서 가장 많이 쓰는 재료가 오이나 감자이다. 얼굴을 하얗게 해준다고 여름에 피서를 다녀온 후 얇게 썰어서 얼굴에 붙이고 누워 있는 모습은 익숙하기까지 한다. 실제로 오이나 감자의 성분을 분석해 보면 미백 작용을 하는 성분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오이나 감자를 썰거나 갈아서 얼굴에 붙인다 하여 미백 작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선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을 비롯한 모든 미용재료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피부 표면의 모공에 침투시키지 않으면 아니 된다. 모공을 통하여 침투된 성분들은 확산이나 삼투압 같은 원리로 체내에 흡수되어 각각의 성분에 함유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데 오이나 감자 안에 들어있는 미백작용을 하는 성분의 입자 크기가 모공보다 훨씬 커서 모공을 통해 흡수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손가락 굵기 만한 작은 구멍을 가진 호리병 위에 커다란 수박을 얹어놓고 수박이 호리병 안으로 들어가 주기를 바라는 일과 같다. 입자와 모공의 크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작은 호리병과 수박이라는 예를 들었지만 실제로도 그 이상의 차이가 있으며 집에서 어떤 방법을 쓴다고 해도 입자의 크기를 모공 크기에 맞게 작게 만드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하고 오히려 믹서로 갈거나 칼로 얇게 써는 과정에서 그런 성분들이 파괴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집에서 하는 팩이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개 피서 후에 얼굴이 탔을 때 주로 오이 마사지를 하는데 해변 가를 다녀오거나 햇볕에서 장시간 노출되는 운동을 한 후에는 피부가 열이 나면서 건조해 진다.
이럴 때 수분이 많은 오이를 얹으면 피부의 열을 내리는 진정 효과와 수분을 보충해주면서 거칠해진 각질까지 부드럽게 해주는 보습 효과는 확실히 있다. 오이뿐만이 아니다. 감자나 사과 같은 집에서 팩에 사용하는 모든 야채나 과일 또는 허브 등등이 이와 같다. 이것은 집에서 직접 갈아 만드는 팩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얼굴에 붙이기만 하는 시트 마스크(sheet mask;얼굴 모양으로 만든 천이나 종이 같은 재질에 팩을 발라 포장해 놓은 상품들)들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콜라겐(collagen) 팩도 콜라겐의 입자가 모공보다 훨씬 커서 얼굴위에 붙인다고 콜라겐이 체내로 흡수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연구에 따르면 아무리 비싸고 잘 만든 팩도 체내 흡수율이 겨우 7 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나 콜라겐 팩은 어떤 재료보다 뛰어난 보습력을 자랑한다.
피부가 거칠어지고 나빠졌다는 것은 피부에 물기가 빠졌다는 것과 상관이 많다. 이럴 때 보습을 해 주면 피부가 개선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비록 집에서 얼굴에 붙이는 팩의 보습력이라는 것이 갈증이 나는 사람에게 입술에 물을 적셔 주는 정도이지 배불리 물을 먹여주는 정도는 못 된다 하더라도 집에서 하는 팩의 효과는 인정해 줄만하다. 입술에 물을 축여주는 효과라는 것을 알기 쉽게 다시 표현한다면 얼굴이 거칠어져서 팩을 하고 난 후에 화장을 했을 때 팩을 하기 전보다 화장이 잘 먹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장이 떠서 파운데이션 자국이 드러나는 것과 같다. 이것은 피부 속은 메마르고 피부 표면만 물기가 있었는데 화장을 한 후에 곧 피부 표면의 물기가 소진되어 버렸다는 뜻이다. 그러나 어디 꼭 얼굴에 영양분이 팍팍 들어가야만 효과가 좋겠는가. 거칠어진 얼굴에 신경이 쓰여 자주 거울을 드려다 보며 깨끗이 닦아내고 정성들여 갈고 썰어 얼굴에 붙이고 말을 하거나 웃으면 얼굴에 주름이 진다고 경건하게 누워있는 마음 자체가 피부를 아름답게 해 주는 효과를 가져 오는 것은 아닐까.
문제는 집에서 팩을 만들 때는 청결에 각별히 주의를 해서 피부염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하고 사용 전에 팔 안쪽에 조금 붙여보아 빨갛게 부풀거나 가려운 증상 같은 부작용이 생기는지 알아보고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략 팩을 팔 안쪽에 붙이고 난 후에 20분 정도 경과한 후에 피부 상태를 살펴보아 아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으면 얼굴에 발라도 무방하다. 그러나 의약품이 섞여있을 경우에는 하루나 이틀 정도 시간을 요하는 제품들도 있다. 결론을 다시 말씀드리자면 어떤 재료나 상품을 사용해도 가격이나 만드는 수고의 많고 적음이나 간편성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효능에서는 대동소이한 보습효과 정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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