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LA타임스를 은퇴하는 카니 강 기자가 LA타임스 편집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LA타임스 오늘 은퇴하는 카니 강
한인사회의 자부심이었고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했던 LA타임즈 카니 강(한국명 강견실)기자가 28일 44년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은퇴한다. 강 기자는 1964년 뉴욕 로체스터의 ‘데모그래트 & 크로니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UPI 통신을 거쳐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에서 서울 지국장으로 87년 한국 민주화 운동을 전 세계에 생생하게 전달했고 1992년 LA타임즈로 옮긴 후에는 LA폭동을 비롯,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미 주류사회에 전달하는 데 힘을 쏟아온 주류 언론의 대표적 1세대 한인 기자로 자리매김해왔다.은퇴를 하루 앞둔 지난 27일 마지막 기사 정리에 분주한 강 기자를 LA타임스 편집국에서 만나 은퇴를 앞둔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주류언론의 대표적 1세대 한인기자 족적
“마라톤 끝낸 좋은 기분 개고기 기사 갈등과 폭동 취재 기억에 남아”
-은퇴를 앞둔 소감이 어떤가?
마라톤을 끝마치고 피니쉬 라인을 지나는 듯 참 좋은 기분이 듭니다. 한인들 곁에서 축복받은 기자생활을 해온 것에 감사한다. 65세를 앞두고 지난 40여 년의 기자생활을 정리하는 것이지만 해야 할 일들이 여전히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저술 활동, 봉사활동, 후배들을 위한 선배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일 등 새로운 마라톤을 준비하는 심정이다.
-지난 44년 기자생활 중 기억에 남는 기사는?
개고기와 관련된 기억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88 올림픽 당시에 샌프란시스코 ‘익재미너‘ 서울 지국장으로 있을 당시 비판적인 개고기 기사 작성 지시에 맞서 역으로 한국인들의 개고기 문화의 역사적 배경을 다룬 기사를 쓴 것이 기억에 남고 LA타임스에서는 한인 개고기 식당 이야기를 컬럼원 기사를 편집장에게 항의해 이를 막았던 것도 잊을 수 없다. 그 기자와는 이후 몇 년을 말도 불이지 못할 만큼 사이가 나빠지기도 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LA타임스로 옮긴 직후 맞게된 LA폭동이다. 험했던 폭동현장 현장에서 한인들의 억울한 사연을 취재했었던 기억이 새롭다.
-한인들에 대한 기사를 주로 다뤄왔는데 한인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든든하고 정겨운 한인들 곁에서 그동안 기자생활을 한 것이 그렇게 편하고 좋을 수가 없었다.
한인들의 숭늉같은 구수함이 너무 좋다. 이제는 한인 마켓에서 카트에 떠밀리는 것조차 정겹게 느껴지고 잘 웃지 않는 한인들의 무뚝뚝한 표정에서도 정을 느낀다. LA폭동 직후 ‘정’과 ‘한’이라는 한국인만의 독특한 정서를 기사화했던 것도 생각난다.
-한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미국인들은 한인을 SAT 만점 학생이나 쉬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갖는다. 한인들이 이제는 가난하고 약한 이웃들을 배려하는데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은퇴 후에도 마지막 기사가 남아있다. 6개월 동안 취재한 한국 기독교의 세계선교에 대한 기사를 마무리해야되며 이후에도 소설 등 저술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다. 10년 전부터 계획해 온 항일독립투사 가정의 사연을 소설로 쓸 계획이고 아버지 강주환 장로가 다니던 샌프란시스코의 골든게이트 한인교회 아버지 기념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후배를 위한 선배 멘토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겠다.
<김상목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