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넉달 만에 회동
러닝 메이트 노리나 분분
민주당 대선주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무소속의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27일 4개월만에 재회동 하자 ‘오바마 대통령, 블룸버그 부통령’카드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다시 무성해지고 있다.
이날 만남은 블룸버그 시장이 뉴욕 맨해튼의 쿠퍼 대학에서 경제 관련 연설을 한 오바마 의원을 소개하기 위해 직접 이 대학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뤄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뉴욕의 한 식당에서 일반 손님들의 출입을 통제한 채 45분간 단독 조찬 회동을 가진 바 있어 이날 회동에 더욱 관심이 모아졌다.
뉴욕시장 당선 후 공화당을 탈당한 블룸버그 시장은 올해 초 대권 도전의 꿈을 접은 뒤 다른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가능성을 열어 놓은 채 정치적 영향력 극대화를 모색해왔다.
오바마 의원 뿐 아니라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측도 지지 확보를 위해 블룸버그 시장에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구애 경쟁 속에서 쿠퍼 대학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오바마 의원의 요청을 받아들인 점을 감안하면 블룸버그 시장이 오바마 의원을 지지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오바마_블룸버그’ 카드가 특히 주목 받는 이유는 경륜 부족이 약점인 오바마 의원에게 기업 CEO 출신으로 막대한 부를 일군 블룸버그 시장의 경제적 전문성이 상당한 보완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임 목사 제레미아 라이트의 ‘갓댐 아메리카(빌어먹을 미국)’ 발언 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오바마 의원이 유대인인 블룸버그 시장의 지지를 얻을 경우 인종 논란에서도 효과적인 방어벽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블룸버그 시장은 최근 “아무도 나에게 부통령 후보 지명을 제의해 오지 않았다”고 말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었다. 그러나 블룸버그 시장은 대선 본선에서 민주당이 전략 요충지로 여기는 지역출신이 아닌데다 정치적 거래를 했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어 오바마 의원이 블룸버그 시장을 ‘러닝 메이트’로 선택할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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