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희
도시계획가/이민사 연구가
누우아누 (Nuuanu) 애베뉴는 1850년에 지어진 시내 29개 길이름 중의 하나이다. 1848년에 카메하메하 3세 (카메하메하 대왕의 둘째 아들)가 토지개혁을 단행한 후 택지조성과 더불어 도로정비를 하면서 길 이름도 지었다. 지금의 킹 (King), 퀸 (Queen), 베레타니아( Beretania: ‘영국’을 뜻함) 스트리트 등이 이때 지어진 이름이다.
누우아누란 ‘시원한 언덕’이라는 뜻인데, 다운타운보다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뒤편에 산이 둘러싸여 있어 시원한 지대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대한민국 총영사관에서 산 쪽으로 조금 올라간 곳에 엠마 여왕 (Queen Emma)의 여름 별장이 있었으며, 이 지역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백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저택들이 모인 부촌이었다.
한인 성공회교회가 있는 져드 (Judd) 스트리트는 의료 선교사이며 카메하메하 3세 재임 중 총리대신이었던 게릿 져드(Gerrit P. Judd)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근처에 있는 다우셋 (Dowsett) 애베뉴는 1828년에 하와이에 온 선장 새무엘 다우셋 (Samuel Dowsett)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다우셋의 아들 제임스 (James)는 미국선교사 자녀를 제외하고 하와이에서 태어난 첫 번째 백인 아이로 유명했다.
지금의 한국독립문화원이 있는 룩 (Rooke) 애베뉴는 1832년에 온 영국인 의사 룩 (T.C.B. Rooke)의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룩 의사는 엠마 여왕의 양아버지였다.
룩 애베뉴의 옆길이 푸우누이 (Puu Nui: ‘큰 언덕’) 스트리트인데, 1913년 2월에 호놀룰루에 도착한 이승만 박사가 이 길 2453번지 집에 살았다.
이 집에서 『한국교회핍박』이라는 책을 2개월 만에 저술하였다.
이 책에서 이승만 박사는 한국이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민주주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이승만 박사는 1915년에 오아후 컨트리 클럽 골프장 (1907년에 개장) 옆인 푸우누이 스트리트 끝에 3.5 에이커의 땅을 사서 건물을 짓고 한인여학원을 개교하였다.
한인 학생을 위해 지어진 첫 학교는 한인기숙학교로, 한인들의 성금 2천 달러와 미감리교 선교부의 도움으로 총 1만 8천 달러를 들여 1906년에 설립되어 운영되었다. 반면에 한인여학원은 순전히 한인들의 성금으로 설립되었다.
한인여학원은 1918년 봄학기부터 남학생도 받았고, 1918년 가을학기부터 남녀공학인 한인기독학원으로 개편되어 1947년까지 운영되었다.
그 후 1951년에 학교부지를 판 기금 약 15만 달러로 이승만 대통령은 인하공과대학 설립을 구상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이 기금이 인하대학에 전달된 것은 1962년이고, 1973년에 체육관을 지었을 때 쓰였다.
한인여학원은 당시 조합교회가 운영한 태평양학교 (Mid-Pacific Institute)와 친밀한 관계를 가졌다.
1917년 2월에 이 학교에서 주관한 축제에 한인여학원 학생들은 광화문 모형의 꽃차 (float)를 만들어 참가하였는데, 이때부터 이승만 박사는 광화문을 한국의 상징으로 선택하였다. 이승만 박사는 1938년에 한인기독교회가 새 교회당을 지었을 때 건물 전면에 광화문 문루를 가미하도록 하였다.
참고로 광화문은 1395년에 완공된 조선왕조의 정궁인 경복궁의 정문으로 창건 당시 오문(午門) 또는 정문(正門)으로 불렸고, 1633년(세종 16년)에 집현전 학자들이 “나라의 위엄과 문화를 널리 만방에 보여준다‘라는 뜻으로 새로 붙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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