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투표를 3일 앞두고 유세장에 모인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연설을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한국총선을 가다- 김연신 특파원 리포트
종로 출마 손학규 후보 동행취재
한국 정치의 1번지라는 서울 종로.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겠다며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현직인 박진 한나라당 의원에 도전장을 내밀어 ‘빅매치’ 지역의 하나로 손꼽혔지만 여론조사 결과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싱거운 결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캠페인 댄스’까지 열성 힘겨운 유권자 마음잡기
민주당의 간판으로 나왔지만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 13%나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손학규 대표는 한국시간 4일 오전 당사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일정을 마치자마자 지역구 종로로 달려가 총력전을 벌였다. 민주당이 곳곳에서 살얼음 판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신의 지역구의 ‘발등의 불’을 먼저 꺼야 하는 것이 손대표의 현실인 것 같았다.
무악동 현대아파트 단지에서 시작된 이날 손 후보의 유세는 당대표라는 말이 무색하게 민주당 관계자 3~4명과 선거운동원 10명만을 대동한 단출한 모습이었다.
선거운동원들과 즉석 ‘캠페인 댄스’까지 선보이며 유권자들의 눈길을 잡으려고 했지만 유권자들의 굳은 얼굴은 쉽게 펴지지 않았다. 손 대표는 “건강한 양당 정치를 구현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일당독재를 막아야만 균형 있는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며 견제론을 강조했다.
지나가는 행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던 손 대표는 반지하에 위치한 업소에서는 발길을 멈추고 “비가 많이 오면 물이 들어 피해를 입지 않느냐”고 묻는 등 지역구민들과 눈높이를 같이 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종로에서만 20년을 거주했다는 민모(56)씨는 “손 대표가 개인적으로는 싫지 않지만 민주당 후보로 정치 1번지라는 종로구에 출마한 것이 좀 번지수가 틀린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40대 여성은 “손 대표가 실제로 보니 똑똑하고 친근해 보인다”며 “현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임기에 별로 한 일이 없기 때문에 손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종로 5가로 이어지며 다소 열기가 살아난 유세 현장에는 엄격한 공천기준을 고집해 민주당 안팎에서 논란을 빚었던 박재승 전 공천심사위원장이 지원유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박 위원장은 “정치 1번지에서 야당의 대표라면 자존심을 한번 세워줄 수 있지 않겠느냐”며 한나라당의 안전 과반의석 확보 ‘보약론’을 겨냥해 “보약이 필요한 곳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민주당”이라고 연설해 큰 박수를 받았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8시 혜화역 부근에서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강금실 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100시간 총력유세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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