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권 훈 기자= 세계랭킹 6위 최경주(38.나이키골프)가 한 차원 높은 기량을 과시하며 3년만에 한국프로골프 SK텔레콤오픈 우승컵을 되찾았다.
최경주는 20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파72.7천27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없이 6언더파 66타를 몰아쳐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05년에 이어 다시 정상에 선 최경주는 12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여덟번 출전해 세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는 각별한 인연을 과시했다.
각각 두차례 우승한 박남신(49.테일러메이드)과 위창수(36.테일러메이드)를 제치고 최다 우승 선수가 된 최경주는 작년 10월 신한동해오픈 이후 6개월만에 국내 대회 통산 13번째 우승컵을 수집했다.
우승상금 1억2천만원을 받은 그는 팬들의 성원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에 돌아가서 몸을 잘 추슬러 앞으로 다가오는 큰 대회에서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년 한국프로골프 다승왕(3승)에 올랐던 강경남(24.삼화저축은행)과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강성훈(21.신한은행) 등 ‘젊은 피’ 두 명과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 동반 플레이에 나선 최경주는 힘과 기교에서 월등한 실력차를 입증했다.
최경주 선배에게 배울 것은 배우겠지만 진다는 생각은 않는다던 강경남이나 선배를 의식하지 않고 내 플레이를 하겠다던 강성훈 모두 맥없이 주저앉은 반면 최경주는 까다로운 핀 위치에도 아랑곳 않고 기회만 있으면 타수를 줄여 세계 정상급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2번홀(파4)에서 세 명 동반 버디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팽팽할 것 같던 승부는 250야드 짜리 파3홀인 3번홀에서 최경주 혼자 파를 지키고 강경남, 강성훈이 나란히 보기로 홀아웃하면서 기울기 시작했다.
강성훈은 티샷이 벙커에 빠져 파를 지키지 못했고 7m 버디 퍼트를 붙이지 못한 강경남은 1m도 안되는 파퍼트를 넣지 못한 반면 최경주는 10m 거리에서 편하게 퍼트 두 번으로 파를 지켜냈다.
4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 2타차로 달아난 최경주는 6번(파4), 8번홀(파3)에서 징검다리 버디에 이어 9번홀(파5)에서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4타차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버디 네 개가 모두 쉽지만은 않은 4∼5m 거리였지만 최경주는 기회를 놓치는 법이 없었다.
최경주는 파를 많이 하는 선수가 우승한다는 생각에 파를 지켜나가다가 기회가 오면 버디를 잡는다는 전략이 잘 들어 맞았다고 말했다. 또 3번홀은 반드시 파를 잡아야 하는 곳으로 오늘 승부의 고비였다면서 젊고 힘있는 후배들과 경쟁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결국 경험이 앞선 내가 이긴 셈이라고 덧붙였다.
강성훈과 강경남은 최경주에 비해 아이언샷 정확도와 그린 플레이에서 열세인데다 최경주의 플레이를 보러온 관중들의 매너없는 관전 태도에 시달리느라 더 힘든 싸움을 벌여야 했다.
게다가 최경주의 강력한 카리스마는 이제 20대 초반의 투어 경력 2∼4년에 불과한 강경남과 강성훈에게는 넘기 힘든 벽처럼 느껴졌다.
사실상 준우승 싸움으로 전개된 후반에 2개의 버디를 잡아낸 강경남은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며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2위를 차지했고 이븐파 72타에 그친 강성훈은 10언더파 278타로 4위로 내려 앉았다.
강경남은 3번홀 보기에 이어 파5홀인 4번홀에서 최경주 선배는 버디를 했는데 나는 못하면서 따라갈 수 없었다면서 많은 것을 배운 하루였다고 말했다.
최경주와 함께 초청 선수로 출전한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3언더파 69타를 치며 3위(11언더파 277타)까지 순위를 끌어 올려 US오픈을 두 차례나 제패한 저력을 보였다.
한편 최경주는 경기를 마친 뒤 서초구 방배동 최경주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현판식에 참석했다.
최경주는 후원사 나이키 등이 개최하는 행사에 참여한 뒤 24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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