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던 재미교포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의 야망이 ‘마(魔)의 아일랜드홀’ 17번홀(파3)에서 꺾였다.
앤서니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7천22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다섯번째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9오버파 79타를 쳐 공동34위(3오버파 219타)로 밀려났다.
2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차 5위를 달려 강력한 우승 후보로 등장했던 앤서니는 7언더파 209타로 1위로 올라선 폴 고이도스(미국)에 10타차나 뒤져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아이언샷이 좋지 않아 고전한 앤서니는 중반까지는 잘 버텼지만 막판에 무더기로 타수를 잃어버리면서 주저 앉았다.
1번(파4), 2번홀(파5)에서 잇따라 보기를 적어낸 앤서니는 6번(파4), 9번(파5), 10번홀(파4)에서 먼거리 버디 퍼트가 홀을 찾아 들어가는 덕에 선두권에서 살아 남았다.
그러나 아이언샷 난조에 이어 쇼트게임 실수와 퍼팅 부진에 한꺼번에 겹치면서 11번∼14번홀까지 네개홀 연속 보기라는 회오리에 말려 들었다.
15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려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 반전의 기회를 만드는 듯 했던 앤서니는 17번홀에서 치명타를 입고 말았다.
123야드에서 피칭 웨지를 잡은 앤서니는 핀을 직접 공략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볼은 야속하게도 그린 둔덕에 맞은 뒤 뒷걸음치더니 물 속으로 사라졌다.
벌타를 받아 세번째샷을 그린에 올린 앤서니는 내리막 보기 퍼트가 홀을 2m나 지나쳤고 더블보기 퍼트마저 빗나가면서 한꺼번에 3타를 날려버렸다.
어이가 없다는 듯 웃어버린 앤서니는 18번홀(파4)에서도 더블보기로 홀아웃하면서 내일을 기약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위창수(36.테일러메이드)는 3언더파 69타를 치는 선전을 펼쳐 공동14위(이븐파 216타)로 도약해 ‘톱10’ 진입 가능성을 살렸다.
작년 소니오픈 우승 이후 16개월 동안 ‘톱10’ 입상조차 한번 없었던 43세의 노장 선수 고이도스는 곡예운전을 방불케하는 위기 관리 능력을 뽐내며 2언더파 70타를 쳤다.
17번홀(파3)에서 2.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선두로 치고 나온 고이도스는 두차례 우승 경험이 있지만 최종 라운드 선두는 처음이라며 이제 투어 경력이 고작 16년밖에 안되서 그렇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고이도스 못지 않은 차분한 경기 운영을 선보인 48세의 케니 페리(미국)가 1타 뒤진 2위(6언더파 210타)를 달려 ‘40대 만세’를 합창했다.
고이도스와 함께 경기를 치른 세르히오 가르시아(미국)는 17번홀에서 3m 버디 기회를 맞았지만 3퍼트 보기로 김이 샜다.
3라운드를 1오버파 73타로 마친 가르시아는 3타차 3위(4언더파 212타)에 올라 역전의 불씨는 지켰지만 고질적인 퍼팅 부진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3라운드까지 가르시아가 친 212타 가운데 퍼트는 무려 45.3%(96개)에 이르렀다. 반면 가르시아보다 불과 3타 적게 친 고이도스는 37.3%인 78개가 퍼트였다.
대회 사상 첫 2연패에 도전하는 필 미켈슨(미국)은 1타를 줄여 2언더파 214타로 공동4위에 그쳤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포기할만큼 큰 타수로 처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