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세출의 승부사’ 타이거 우즈의 전설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타이거 우즈, 과연 ‘지상 최고의 승부사’
과연 ‘지상 최고의 승부사’다.
‘황제’ 타이거 우즈의 전설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정말로 그의 혈관에는 뜨거운 피가 아니라 얼음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16일 막을 내린 제108회 US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즈는 어쩌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를 골프사에 썼다. 수술에서 채 회복되지 않은 약한 무릎으로 클럽을 스윙한 뒤 파도처럼 몰려드는 통증에 얼굴을 찡그리고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을 돌이켜보면 그가 기권하지 않고 대회를 마친 것조차 경이롭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는 단순히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대회를 끝마치는 ‘인간승리’따위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었다. 철두철미한 승부사인 그의 목표는 오직 하나 ‘승리’였고 그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다가온 찬스를 놓치지 않고 우승으로 연결, 다시 한 번 역사상 최고의 승부사임을 입증했다. 우즈를 91번째 홀까지 밀어붙인 노장 로코 미디에잇의 분전이 너무도 눈부셨지만 그래도 이날의 주인공은 두말할 필요없이 ‘황제’ 우즈였다.
우즈는 또 할리웃이 울고 갈 드라마의 귀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냥 이기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절대절명의 위기까지 몰린 뒤에야 불사조처럼 되살아나는 그의 믿기지 않는 초인적인 능력은 이미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팬들과 경쟁자들의 고개를 다시 한 번 절레절레 흔들게 만든다. 단 1인치만 삐끗하면 그대로 승부가 끝나는 백척간두 위기, 보통 선수라면 그 엄청난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제풀에 무너지고 말 그런 위치에서 그의 진가는 가장 빛난다. 그가 필드에 나서기만 하면 사람들이 그로부터 시선을 한 순간도 뗄 수 없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다른 선수라면 백발백중 모두 실패할 상황에서 ‘타이거 매직’은 가장 눈부신 빛을 발한다. 지난 14일 3라운드에서 17번홀 칩인 버디와 18번홀 이글로 단숨에 54홀 리드를 거머쥔 것이 그러했고 15일 최종 18번홀에서 승부를 연장으로 보내는 12피트 버디펏을 그대로 홀컵에 떨군 것도 바로 그 ‘타이거 매직’이다. 16일 플레이오프에서도 그 매직은 최후의 순간에 번뜩했다. 1홀차로 뒤지던 마지막 홀에서 그는 대회 내내 예측불허로 들쑥날쑥하던 드라이버로 페어웨이를 맞추고 투온에 성공, 투퍼팅으로 타이를 만드는 버디를 잡아냈다. 미디에잇은 이 홀에서 승부를 끝낼 수 있었던 20피트 거리 버디펏 앞에 서서 “너에게 (이 퍼팅외에)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 버디펏이 홀컵을 외면하자 결국 그 말처럼 그에겐 다시 기회가 없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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