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스위스 UBS·LGT 등 해외계좌 이용
연방상원 상설조사소위 밝혀
미국내 과세 대상 자산을 보유한 부유층들이 해외 은행계좌 등을 이용해 납세의무를 피하는 조세회피액이 연간 1,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연방상원 상설조사소위의 ‘조세회피 은행과 미세법 준수’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스위스의 UBS와 LGT 은행 등은 2001년 이후 미국인 고객의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수천개의 계좌를 관리하면서도 이에 대한 세금징수 권한을 가진 연방국세청(IRS)에 통보를 해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UBS와 LGT 은행은 엄밀히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의 리히텐슈타인공국에 설립돼 있는 은행이나 이 국가의 외교권과 국방권은 스위스가 갖고 있다.
보고서는 2001년부터 UBS와 LGT 은행은 미국 고객들의 자산계좌에 대해 미국세청의 과세대상 자산일 경우 사전 세금을 원천징수하기로 약속했으나, 은행들은 대신 수십억달러 자산을 보고하지 않을 수 있도록 조직적으로 지원해 왔다고 주장했다.
베일에 싸여있던 스위스 은행들의 이런 고객보호 원칙에 따른 부유층 조세회피 행위는 최근 들어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 금융기관에 근무했던 전 직원들이 미국 및 타국 세무당국에 내부 기록 및 정보를 공개하면서 드러나게 됐고, 각국 세무당국의 조사를 촉발시키게 됐다.
칼 레빈 상원 상설조사소위 위원장은 “이런 은행의 임원진들은 이런 행위를 인지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승인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번 보고서가 해외 금융계좌를 보유한 납세자들의 보고 의무를 강화시키기 위한 법안 제정의 필요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내부자료에 따르면 UBS 은행의 경우 179억달러에 달하는 1만9,000개의 미국 고객 보유 계좌가 공개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런 은행들의 프라이빗 뱅커들은 보통 부유층이 밀집하는 대형 이벤트가 미국에서 열릴 때 암호화된 컴퓨터와 고객 확인을 위한 코드 등을 갖고 미국 세관에는 ‘휴가목적’이라고 밝히며 비밀스럽게 입국해 고객들과 자산 운용 계획을 논의했으며, 고객들에게 보석과 그림 및 다른 자산까지도 안전금고 박스에 예치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최대 샤핑몰 그룹으로 광고하고 있는 웨스트필드 그룹이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에 630억달러에 달하는 118개 샤핑센터와 몰의 자산을 분산 유치하는 등 해외 은행들이 여러 국가에 걸친 소유관계 설정으로 조세회피를 하는 실례를 소개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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