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역의 히스 레저는 사후 오스카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배트맨은 이번에는 윤리와 복수라는 도덕적 문제를 심각히 생각한다.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다니...
다시 망토 걸치고 나서는 배트맨
‘선과 악’문제 다루는 진지한 액션물
2005년 ‘배트맨의 시작’으로 이 수퍼 히로 시리즈를 부활시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담대하고 강건한 속편이다. 액션과 특수효과와 세트와 연기 등이 모두 훌륭한데 이번에는 권력과 복수와 정의와 법질서 등에 관해 심각하게 검증하고 있다. 매우 진지하고 지적인 범죄 액션물.
스케일 큰 보기 좋은 영화인데 도덕과 윤리라는 매우 복잡한 주제를 끊임없이 제기해 다소 설교조라는 느낌이 든다. 놀란은 단순한 액션영화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라도 하듯 배트맨의 또 다른 분신인 억만장자 브루스 웨인과 그의 집사 알프레드(마이클 케인)와의 토론 등을 통해 선과 악의 대결과 도덕과 윤리문제를 영화 전체에 마치 배트맨이 걸친 망토처럼 뒤집어 씌워 놓았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플롯과 액션과 드라마의 긴장과 이완의 적당한 순환 그리고 눈부신 스턴트 등이 고루 잘 섞인 준수한 영화지만 내용이 다소 복잡하다. 상영시간 2시간 반은 좀 길다. 영화는 애매하게 끝이 나면서 제3편을 예고한다.
첫 장면은 박진감 있는 액션에 의한 일사불란한 은행 강도 장면으로 시작되는데 삼빡하게 멋있다. 비록 은행 강도사건은 일어났지만 고댐시(시카고서 촬영)는 정의감에 가득 찬 검찰총장. 하비 덴트(아론 에카르트)와 형사 반장 짐 고든(게리 올드맨)의 노력으로 과거보다는 범죄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자원봉사 범죄퇴치자인 사업가 브루스 웨인(크리스천 베일)은 자신의 배트맨 망토를 옷장 속에 넣어도 좋겠다는 생각마저 한다. 그리고 웨인은 여검사 레이철 더스(매기 질렌할)와의 관계를 재 점화하려고 한다. 그런데 레이철은 현재 하비와 데이트 중이다.
이 때 느닷없이 정체불명의 사이코 광대 같은 조커(지난 1월 약물 과다복용으로 죽은 히스 레저)가 나타나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그리고 조커는 배트맨이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면 도시와 시민들을 무차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다. 지금까지 배트맨을 영웅처럼 여기던 시민들은 그를 원망하게 된다. 영화가 절반 정도를 넘어 서면서 덴트에게 불상사가 일어나고 이 사고로 그는 얼굴 한쪽이 흉하게 화상을 입는다. 덴트는 이때부터 ‘두 얼굴’의 괴물이 돼 복수의 화신이 된다.
이 영화는 완전히 조커 역의 레저의 것이다. 보라색 옷을 입은 그는 얼굴에 회칠을 하고 빨간 립스틱을 문질러 바른 일자로 길게 찢어진 입술로 냉소를 지으면서 살육과 혼란을 재미있어 하는 순전한 악의 화신의 연기를 두렵고도 우습게 한다. 그래서 배트맨은 조커의 보조역처럼 보인다. 레저가 사후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리라는 예견이 자자하다. PG-13.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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