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홀에서 단독선두로 나서는 버디를 잡은 뒤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는 최경주.
노장 노먼 1타차 추월 ‘단독선두’
앤소니 김은 난조 27위로 밀려나
‘탱크’ 최경주가 세계 최고 역사와 전통의 골프대회에서 첫 한인 메이저 챔피언의 ‘역사’를 향해 본격 출사표를 냈다. 18일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파70)에서 벌어진 제137회 브리티시오픈 2라운드 경기에서 최경주는 3언더파 67타의 호타를 뿜어냈다. 이틀합계 1언더파 139타로 출전선수 중 유일하게 언더파 스코어로 반환점을 돈 최경주는 이번 대회 최대 신데렐라로 등장한 53세 노장 그렉 노먼(140타)을 1타차로 추월,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한국남자선수가 세계 골프 메이저대회에서 중간에 단독선두로 나선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 함께 출전한 ‘영 건’ 앤소니 김은 이날 버디 1개를 잡는데 그치고 보기 3개와 더블보기 1개를 범해 4오버파 74타를 기록했다. 이틀합계 6오버파 146타가 된 앤소니 김은 최경주에 7타 뒤진 공동 27위로 내려갔다.
시즌 초 소니오픈에서 우승했으나 매스터스 이후 깊은 슬럼프에서 빠져있던 최경주가 마침내 확실한 부활을 알린 퍼포먼스였다. 전날 북해의 차가운 폭풍우와 싸우며 2오버파 72타의 호타를 쳐 우승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던 최경주는 이날 전체적으로 날씨조건이 다소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조건에서 버디 4개를 골라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전날 공동 15위에서 단독선두로 점프했다. 전 테니스 스타 크리스 에버트와 재혼한지 3주 만에 대회에 나선 노먼이 오전에 이븐파 140타로 경기를 마친 뒤 한동안 선두를 지켰으나 최경주는 마지막 17번과 1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그를 1타차로 추월했다.
최경주는 첫 홀에서 12피트 파 퍼팅을 놓치고 보기를 범해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하지만 3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이를 만회한 뒤 이후 12번홀까지 다음 9개홀에서 파 행진을 이어가는 안정된 플레이를 바탕으로 기회를 노리다 마지막 6개홀에서 버디 3개를 골라내 단숨에 리더보드 맨 윗자리로 치고 올라갔다. 13번홀에서 전날에 이어 또 다시 버디를 잡은 최경주는 이어 파5 17번에서 2온2펏으로 버디를 보태 노먼과 공동선두로 올라선 뒤 마지막 18번홀에서 25피트 버디펏을 홀컵에 떨어뜨려 ‘나 홀로 선두’ 위치로 올라섰다. 최경주는 경기 후 이날 결과에 대해 “매우 놀랍다”고 밝혔지만 외신은 이미 지난해 이 대회서도 선두에 2타차로 반환점을 돈 뒤 공동 8위를 차지했던 최경주의 선전이 별로 놀라울 것이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골프대회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사업과 결혼 등 개인적인 문제에 집중해 온 노먼은 아무런 기대없이 나선 대회에서 이틀연속 이븐파의 기염을 토해 최경주에 1타 뒤진 단독 2위를 달리는 노익장을 과시, 이번 대회 최고의 화제로 등장했다. 노먼은 이날 새 부인 에버트가 뒤따르는 가운데 버디 3개를 잡고 보기와 더블보기를 1개씩 범했는데 라운딩을 마친 뒤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나는 최근 거의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고 말해 자신의 우승가능성에 큰 점수를 주지 않았다.
한편 콜롬비아의 영건 카멜로 비예가스는 이날 첫 두 홀을 보기로 시작했으나 이후 버디 8개를 골라내고 보기는 1개만을 더해 5언더파 65타의 대회 최저타 스코어를 터뜨렸다. 5연속 줄버디로 라운드를 마친 비예가스는 합계 1오버파 141타로 노먼에 1타차 단독 3위를 달렸다. 오른손목 부상으로 출전여부조차 불투명했던 디펜딩 챔피언 파드렉 해링턴은 마지막 4홀에서 버디 2개와 이글 1개로 4타를 줄이며 68타를 쳐 이틀합계 2오버파 142타로 짐 퓨릭, 로코 미디에잇, 그램 맥도웰, 로버트 앨런비, 데이빗 듀발, 알렉산더 노렌과 함께 공동 4위를 달렸다. 전날 최악의 조건에서 79타와 80타로 출발했던 필 미켈슨과 어니 엘스는 각각 68타와 69타로 리바운드에 성공, 컷을 통과했으나 역시 80타로 출발했던 비제이 싱은 이날 71타에 그쳐 2타차로 컷오프됐다. 컷오프선은 9오버파 139타로 선두 최경주와 10타차였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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