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가 16번홀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생각에 잠겨 있다.
얼마 전부터 아직 메이저 타이틀을 없는 최고의 선수를 꼽으라면 최경주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메모리얼과 AT&T내셔널을 잇달아 석권하며 세계 탑클래스로 올라선 최경주는 올해 초 소니오픈으로 생애통산 PGA투어 7승째를 따내며 이제 메이저 타이틀만 남았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 매스터스와 US오픈에서 모두 실망스런 성적에 그치며 그런 말들이 쑥 들어가는 듯 했고 매스터스 이후 깊은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하자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 우승후보 리스트에 최경주의 이름을 빼놓았다. 영국의 도박사들은 그의 우승확률을 100대1로 잡아 생애 처음으로 브리티시오픈에 나서는 앤소니 김(50대1)보다도 점수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최경주는 역시 뚝심의 사나이였다. 지난 1998년 바로 이곳 로열 버크데일에서 생애 첫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했던 최경주는 10년만에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대회에서 첫 날 최악의 조건을 극복하고 우승도전의 발판을 마련한 뒤 2라운드에서 선두로 치고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해 마침내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 찬스를 만들어냈다.
최경주는 경기 후 “그동안 다소 좋지 않았던 샷이 깔끔하게 잘 됐다. 몸 상태가 좋아 샷에 힘이 실렸다”면서 “오늘은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흡족해 했다. 그는 또 “메이저대회에서는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처음으로 찾아온 메이저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조심스런 각오를 다졌다.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에서 최경주는 지난 2003년 매스터스에서 단독 3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였고 브리티시오픈에선 지난해 카누스티에서 공동 8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성적이다. 지난해에도 파이널그룹으로 주말 라운드에 들어갔던 최경주는 2년 연속으로 ‘The Open’의 정상을 노크하게 된 셈이다.
<김동우 기자>
● 2R 주요선수 스코어보드
1 최경주 139 (-1)
2 Greg Norman 140 (E)
3 Camilo Villegas 141 (+1)
T4 Rocco Mediate 142 (+2)
T4 Graeme McDowell 142 (+2)
T4 Jim Furyk 142 (+2)
T4 Robert Allenby 142 (+2)
T4 Alexander Noren 142 (+2)
T4 Padraig Harrington 142 (+2)
T4 David Duval 142 (+2)
T16 Adam Scott 144 (+4)
T22 Sergio Garcia 145 (+5)
T27 앤소니 김 146 (+6)
T38 Phil Mickelson 147 (+7)
T69 Ernie Els 14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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