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첫 홀에서 버디펏이 홀컵에 들어갔다 튀어나와 우승경쟁에서 탈락된 앤젤라 박이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은퇴한 프랑스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이 우승자 헬렌 알프레드손에게 축하를 보내고 있다.
최나연·앤젤라 박 플레이오프서 불운에 울어
에비앙 매스터스 ‘노 코리안챔프’ 징크스 못 깨
‘LPGA 코리아’가 또 다시 ‘알프스’ 등정에 실패했다. 27일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 매스터스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에비앙 매스터스에서 지난해 신인왕 앤젤라 박과 올해 신인왕 도전에 나선 최나연이 스웨덴의 노장 헬렌 알프레드손과 함께 15언더파 273타로 타이를 이뤄 플레이오프에 나섰으나 잇단 불운에 울며 알프레드손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이로써 에비앙 매스터스는 LPGA투어 편입된 2000년 이후 9년째 한국선수들에게 한 번도 우승을 허용하지 않는 징크스를 이어갔다.
2, 3라운드 연속 선두를 지켰던 앤젤라 박(19)이나 이날 6타를 줄이는 불꽃타로 우승 꿈을 불태웠던 최나연(20) 모두 아쉽기 짝이 없는 패배였다.
더구나 우승을 차지한 알프레드손(42)은 지난 2003년 이후 투어우승이 없던 ‘왕년의’ 스타였기에 무섭게 떠오르는 ‘박세리 키드’ 세대 멤버들인 앤젤라 박과 최나연이 플레이오프에서 우승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였다. 하지만 정작 플레이오프에 들어가니 코리안 챔피언을 거부해온 에비앙 징크스는 생각보다 훨씬 질겼다.
18번홀(파5)에서 치른 플레이오프 첫 홀에서 앤젤라 박은 버디퍼트가 홀컵 안으로 들어갔다 튀어나오며 가장 먼저 탈락했다. 반면 알프레드손의 버디펏은 홀 언저리를 타고 돌아 들어갔고 최나연도 버디를 잡아 승부는 두 선수 대결로 압축됐다. 같은 18번홀에서 벌어진 두 번째 플레이오프에서 최나연은 투온으로 이글을 노렸으나 버디에 그친 반면 3타만에 그린에 올라온 알프레드손은 10피트 버디펏을 성공시켜 승부를 한 번 더 연장시켰다. 그리고 이어 벌어진 3번째 플레이오프에서 결국은 알프레드손이 행운을 타고 우승컵을 낚아챘다. 두 선수 모두 티샷이 왼쪽 숲으로 흘렀으나 알프레드손의 볼은 나무에 맞고 그린이 훤히 보이는 곳으로 튀어나온 반면 최나연의 볼은 나무 밑에 떨어진 것. 결국 알프레드손은 투온 후 투퍼팅으로 버디를 낚은 반면 3타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최나연은 6피트짜리 버디펏을 살리지 못하고 우승컵을 알프레드손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알프레드손은 이 대회가 LPGA투어로 편입되기 전인 1994년과 98년에 우승한 데 이어 10년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반면 사이베이스클래식에 이어 2번째 준우승을 차지한 최나연은 신인왕 레이스에서 야니 쳉(대만)를 추월, 선두로 나선 데 만족해야 했다.
사실 플레이오프 불운을 탓하기에 앞서 사정권에 들어온 우승을 낚아채지 못한 결정력 부족이 아쉬웠던 결과였다. 3라운드까지 1타차 단독선두를 달렸던 앤젤라 박은 이날 퍼팅난조로 단 1타를 줄이는데 그친 것이 문제였다. 전반에 보기 2개로 2타를 잃은 앤젤라 박은 후반 버디만 3개를 잡아 플레이오프에 가는데는 성공했으나 끝내 우승을 지켜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나연의 아쉬움은 오히려 더 컸다. 앤젤라 박에 5타나 뒤진 채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최나연은 이날 정교한 아이언샷과 신들린 퍼팅으로 13번홀까지 버디를 무려 9개나 쓸어담으며 보기는 1개로 막아 무려 4타차 단독선두를 달려 우승을 예약한 듯 했다. 하지만 생애 첫 승이 가까워오자 그녀의 샷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소극적인 플레이마저 겹치며 15, 16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추격의 빌미를 내주고 말았다. 백전노장 알프레드손은 결국 마지막 5개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아 승부를 플레이오프로 끌고 간 뒤 때맞춘 행운을 놓치지 않고 딸 뻘인 경쟁자들에게 찬스를 놓치지 않는 능력에 대한 시범을 보이며 5년만에 LPGA투어 우승컵을 치켜들었다.
한편 홍진주가 선두에 2타 뒤진 4위(275타), 박희영과 안시현이 공동 6위(277타)를 차지하는 등 5명의 한인선수가 탑10에 올랐고 김인경, 유선영, 지은희 등 3명이 공동 11위(279타)로 대회를 마쳤다.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는 3타차 5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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