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성
피부관리 국제면허 소지자

냄새 (2)


만약 누군가가 내게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몹시 난처하고 불쾌하고 그리고 나쁜 기억으로 새겨질 것이다.
그렇지만 계속 나쁜 냄새를 풍겨 주변의 사람들이 피하는 존재가 되는 것보다는 그런 상황을 예방하고 최소화할 수 있게 해준 그 사람이 고맙지는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며 그 사람을 떠올릴 때마다 상쾌하지 못한 기분으로 체머리를 흔들게 되지는 않을까. 나쁜 냄새에 접하게 될 때마다 이런 생각에 골몰하게 된다.
사람에게 나쁜 냄새가 날 경우 대개 구취이거나 체취이다. 구취는 몸에 병이 있거나 충치가 생겼거나 또는 마늘이나 양파같이 오래 냄새를 풍기는 음식을 먹었을 때일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며 침의 분비가 줄어들며 구취가 생기는 노화현상도 있다.
이때는 원인을 찾아 적절히 대처해야겠지만 물을 많이 마시고 올바른 양치질을 자주하고 또 양치질을 할 때 혀를 잘 닦는 것이 많은 도움을 된다.
체취가 남다른 경우는 사춘기 이후 아포크린선의 활동 증가가 주원인이다. 땀을 분비하는 한선에는 에크린선(소한선)과 아포크린선(대한선)이 있다. 그중에서 겨드랑이, 성기주변, 유두주변에 분포된 아포크린선은 사춘기부터 활동을 증가하여 갱년기에 활동이 위축된다. 땀 성분에 단백질이 많아 색이 혼탁하며 한선 내에서는 무균이나 표면에 배출되면 정상 세균 층인 그람양성균(특히 포도상 구균)이 땀을 부패시켜 개인 특유의 체취를 형성한다.
아포크린선에 의한 심한 체취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고 유전적인 요인도 있다.
이런 냄새를 액취증이라고 하는데 액취증의 치료는 겨드랑이에서 땀이 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약국에 즐비하게 쌓여있는 방취제(Deodorant)나 발한 억제제(Antiperspirant)를 보면 겨드랑이의 냄새가 얼마나 흔한 문제인지 실감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들의 원료로 포함되는 알루미늄이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이후에는 이런 제품을 피하게 되었다.
사회생활이 위축될 정도로 냄새가 심한 경우 예전에는 수술적 처치를 했다.
겨드랑이를 1센티미터 정도의 폭으로 절개를 해가며 한선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그러나 수술에 따르는 고통과 비용, 회복기간, 또 수술 후에 겨드랑이에 줄줄이 흉터가 남아 요즘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레이저를 이용하여 영구제모를 하거나(땀샘은 모낭에 붙어있다.
그래서 모낭이 파괴되면 액취증도 개선이 된다.) 또는 동시에 겨드랑이에 보톡스(Botox)를 주사하여 땀의 분비를 억제시킨다.
보톡스 시술은 처음에는 6개월, 그 후에는 9개월, 1년 이렇게 반복 시술을 해야 하지만 10여분 정도의 짧은 시술로 의료보험도 적용할 수가 있고 냄새에 완전히 신경을 끄고 살 수 있어서 요즈음 가장 각광받는 시술중의 하나가 되었다. 좋지 않은 냄새가 난다는 것은 분명 살아가는데 불편한 일이다.
그러나 이때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은 냄새를 가리자고 지나치게 향수에 의존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첫째는 나쁜 냄새와 향수가 뒤섞여 더 심한 새로운 악취가 탄생할 수가 있고 또 냄새로 인한 불편이 꼭 나쁜 냄새로 인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향수는 사용할수록 무덤덤해지는지 점 점 더 많은 양을 사용하게 되는데 심한 향수의 사용도 타인에게는 숨도 못 쉴 정도의 고문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천식환자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에게는 심한 눈물, 콧물, 기침, 재채기를 포함한 고통을 유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