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미국, 유럽의 근로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사뭇 다르다.
두 지역 모두 최근 10년내 가장 높은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지만 유럽 지역 근로자들은 물가상승을 임금 인상으로 상쇄해 나가고 있는 반면, 미국 근로자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
월스트릿저널(WSJ)은 22일 올해 초 양 경제진영의 임금인상과 물가상승 격차를 비교하면서 미국이 유럽에 비해 임금 인상이 더딘 주된 원인을 노동조합 운동에서 찾았다.
노조의 힘이 강하고, 각종 법과 관행이 근로자 친화적인 유럽에 비해, 미국은 노조가 상대적으로 약해 임금인상을 견인할 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 1·4분기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국가 15개국의 평균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 올랐다. 이는 이 기간의 물가상승률과 거의 일치한다.
전문가들은 지난 7월 이 지역의 물가상승률이 4%로 급격히 올랐지만, 임금 역시 그 정도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노조가 취약한 미국은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한다.
지난 1.4분기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4.1%였지만, 임금은 3.3% 인상에 그쳤다. 지난 7월에는 5.5%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했으나 임금 상승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미국 근로자들은 거의 없다.
미국은 사기업 종사자의 7.5%, 공무원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의 12%가 노조에 가입돼 있지만, 유럽의 경우 사기업 분야에서는 18%, 전체 근로자를 놓고 보면 22%가 노조원이다.
전통적으로 유럽은 업종별 노조가 기업들과 협상을 벌이지만, 미국에서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스페인의 경우 사기업 근로자 70%를 대변하는 양대 노조가 고용자 단체와 지난 2002년 임금과 물가상승을 연동시키는 협약을 체결했지만, 미국의 경우 그런 협약을 가진 노조는 2%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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