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몬드에서 95번 국도를 따라 워싱턴으로 가는 길은 예나 지금이나 길이 막혀서 혼잡하다. 지난 두 주 동안 새벽까지 베이징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환호하며 눈물을 떨구며 잠을 설치면서도 피곤함을 잊었는데, 차가 서행할 때마다 잠이 쏟아져온다.
차가 움직이자 잠이 확 깬다. 그렇지 일본과 쿠바를 이긴 야구는 기적이 아니지, 야구 해설자가 이야기 하듯 국민, 교포, 감독, 선수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이겨야겠다는 각오와 최선의 노력의 결실인 것이다. 그 기쁨의 감격과 감동이 구비치는 태극기의 물결처럼 마음속으로 밀려온다.
아주 작은 나라, 그것도 반 토막의 조국이 내로라하는 세계의 열강들의 반열에 보란 듯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시시때때로 들려오던 나라 안팍의 소식은 절망을 넘어서 비관적이기 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야말로 불안한 정치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 분투하던 국민에게 희망을, 더욱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용기를, 참고 견디는 인내를, 서로 도우며 하나가 되는 화해와 단결심을 고양시키고 있는 것이다.
세계 각 곳에 흩어져있는 교포들에게도 자긍심과 고국사랑, 무엇이든 열심을 다하면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그리고 교포들 간의 갈등과 분열을 멈추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케네디 센터에서 포토맥 강을 내려다본다. 강물은 1년 전이나 다름없이 유유히 흘러간다. 암 퇴치를 위한 수지 기념음악회가 7년째 열리고 있다. 새로 등장하는 음악인들과 이름난 음악인들이 출연하는 이 음악회를 찾은 많은 교포들의 얼굴은 한 민족의 자부심으로 상기되어 있었다.
소프라노에 권기순 씨, 테너에 최혁 씨, 피아노에 이경미 씨, 김은실 씨와 이대욱 씨 부부의 피아노 듀엣은 모두에게 우리 음악인들의 경이로운 성장과 성공을 확인시켜줌은 물론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서 이야기하며, 기쁨을 나누며, 서로가 따뜻한 마음을 갖고 도우며 살게 하는 힘을 실어 주는 것이다.
알다시피 기쁨 뒤에는 항상 공허한 마음이 따라옴을 살펴야 하겠다. 이것이 바로 마음의 행로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꾸준하게도 자가발전을 작동해야한다. 이는 기쁨을 유지하려는 노력인 것이다. 자기보다 남을 아끼는 노력은 자가발전의 시동이다. 남을 높여주고 자기를 감추는 것이다. 자기를 희생하여 남을 성공시키는 사람은 성공한 사람보다 더욱 존경을 받게 마련이다.
삶이 어렵더라도, 삶을 꽃 가꾸기를 하듯 매일매일 물을 주며 예쁜 꽃이 피도록 바라는 사람은 기어이 어여쁜 꽃을 볼 것이다.
이제 북경에서 시작된, 고국과 여기 우리가 사는 포토맥 강까지도 미쳤던 환희의 열기는 멈추지 아니하고 강가에 싱싱한 나무를 심고 창조적이고 만인에게 이익이 되는 성장하는 이민사회를 만들어 가야 하겠다.
양민교
의사.리치몬드,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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