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투어는 기존 멤버들에 대해서도 영어 구술 평가를 실시,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출전자격을 정지시키기로 했다.
LPGA투어 내년부터 영어 못하면 출전자격 정지…
한국선수들에 직격탄
“골프를 영어로 치나?”
운전면허 시험은 모국어로 볼 수 있는 나라에서 골프는 영어를 못하면 칠 수 없다는 룰이 생겨 화제다. LPGA투어가 26일 이 같은 방침을 세웠다고 발표하며 투어를 주름잡고 있는 한국선수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NBA가 중국인 센터 야오밍(휴스턴 로케츠)에게 영어를 못하면 뛸 수 없다는 판정을 내리거나 메이저리그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 다카시 사이토(LA 다저스), 다이스케 마쓰자카(보스턴 레드삭스) 등 일본인 선수들에게 영어를 선수생활의 필수조건으로 내거는 시나리오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에 영어를 못하는 남미 선수들도 그리 많아도 프로스포츠 무대에서 ‘영어사용 의무화’란 원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LPGA투어는 내년부터 영어를 못하는 선수들의 출장을 정지시키기로 했다. 투어에서 2년 동안 뛴 뒤에도 의사소통이 안 되면 영어를 좀 더 배우고 다음해에 돌아오라는 룰이다.
LPGA투어에는 모두 26개국에서 온 ‘외국인’ 선수가 121명이나 되며 그 중 45명이 한국인이다.
골프위크 매거진에 따르면 LPGA투어는 지난 20일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한국선수들이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는 미팅을 만들어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 그리고는 그 후 인터뷰한 한국선수마다 투어카드를 빼앗길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PGA투어의 리비 갤러웨이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왜 갑자기 이런 룰이 나오느냐는 질문이 나올 텐데 요즘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타 프로로서의 의무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폰서 관리 등 상업적인 이유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국선수들이 프로투어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앰 대회 출전 의무에 소홀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브라질에서 태어난 뒤 미국에서 자라 영어에 전혀 문제가 없는 앤젤라 박은 이에 대해 “많은 한국선수들이 자신이 타깃이 됐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한국선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라며 이번 조치는 공정하고 투어에 좋은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한국선수들도 일단 굽히고 들어가는 추세다. 올해 아시안 선수 중 유일하게 2승을 거둔 이선화는 겨울마다 영어를 배우고 있다며 “경기가 나빠 스폰서가 줄어든다니 다들 이해한다”고 말했다.
갤러웨이 부위원장은 “LPGA는 글로벌 투어로서 이번 조치는 특정 선수나 특정국가 출신들을 타깃으로 만든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LPGA투어 스테이트팜 클래식 디렉터 케이트 피터스는 “여기는 미국 투어로 후원자들에겐 선수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이 방침에 절대적으로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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