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도중 리그를 바꾼 매니 라미레스(LA 다저스)가 과연 내셔널리그 MVP로 뽑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뒤늦게 나타나 NL MVP?
NL 이적 후 38경기서 타율 .396에 14홈런 40타점
내셔널리그(NL)에서 총 162경기 중 50여경기밖에 안 뛴 선수를 MVP로 뽑을 수도 있나?
LA 다저스가 지난 7월31일 영입한 매니 라미레스를 리그 최우수 선수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단숨에 다저스를 NL 서부조 선두로 끌어올리는 등 그가 다저스에 준 영향이 워낙 커 NL에서 뛴 지 6주 만에 “이대로 계속 나가면 라미레스가 MVP”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10일 끝난 샌디에고 파드레스 원정 시리즈만 봐도 라미레스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2차전에서는 동점(홈런)에 역전(희생플라이)을 혼자서 책임졌고, 3차전에서는 투런홈런 두 방을 날리며 다저스가 최근 11경기서 10번째 승리를 거두는데 앞장섰다.
‘라미레스 효과’는 그의 개인성적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그의 존재가 다른 선수에게 주는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미지근한’ 시즌을 보내고 있던 안드레 이티어가 지난 2주 동안 5할 타율을 휘두르고 있는 비결이 따로 없다. 이티어 자신이 “두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매니, 라미레스”라고 주저 없이 대답할 정도로 라미레스의 앞자리에서 치는 덕을 보고 있는 것이다.
라미레스가 뒤에 버티고 있기에 좋은 공을 볼 수밖에 없는 것. 다음 타자인 라미레스와 붙느니 이티어에 승부를 거는 게 낫다고 판단한 투수들이 이래저래 두들겨 맞고 있는 셈이다.
이티어는 이에 대해 “라미레스가 뒤를 받쳐주고 있어 투수들이 나를 피할 수가 없고 또 내가 못 해내면 그가 해낼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겨 부담도 없다. 그렇게 앞 타자를 ‘보호’해주는 것만 아니라 타격에 대한 지식이 풍부, 나만 아니라 타선 전체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통산 524홈런으로 윌리 머코비, 프랭크 토마스, 테드 윌리엄스 등을 제치고 메이저리그 역대 홈런 랭킹 단독 17위에 오른 라미레스는 최근 13경기에서 홈런 8개에 19타점을 쏟아냈다.
다저스에 합류한 이후 성적이 4할을 육박하는 타율에 14홈런, 40타점으로 눈부시다.
내셔널리그의 다른 MVP 후보로는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카를로스 델가도(뉴욕 메츠), 랜스 버크만(휴스턴 애스트로스), 라이언 하워드(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이 꼽히고 있다.
2005년에 이미 한 번 MVP를 차지한 경력이 있는 푸홀스는 시즌 후 팔꿈치 수술을 받아야 하는 컨디션에도 불구 타율(.361), 장타율(.655), 출루율(.467)에서 모두 NL 1위를 달리고 있는 점이 놀랍다.
메츠 1루수 델가도는 후반기에 불이 붙어 MVP 후보로 떠오른 선수인 반면 버크만은 시즌 초반에 훨씬 좋은 성적을 올려 점점 ‘롱샷’으로 밀리는 추세지만 이미 타점과 득점에서 100점 고지를 돌파한 성적은 흠잡을 데가 없다. 그리고 정작 홈런과 타점에서 둘 다 1위인 필라델피아 필리스 1루수 라이언 하워드는 시즌 내내 2할3푼대를 맴돌았던 타율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2008 NL MVP는 소속팀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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