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붓한 오솔길로 들어선 봄이 우리의 마음에 따스함을 선사해주던 시간을, 새삼스레 돌아보고 있다. 매미 울음과 더불어 가을의 전령사인 풀벌레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오는 때문이다. 일생에 단 한번 울부짖고 생을 마치는 매미가 우주에는 단지 자기들뿐이라고 알리려는 듯 세상의 소리, 온갖 것을 매미소리로 만들었다.
아직은 푸른 나무의 가지에서 떨궈진, 이미 퇴색된 이파리가 메마른 소리를 내며 굴러다니고 있다. 자연의 법칙은 변함없이 운행되어지고 있음을 느끼면서, 한을 소리하는 듯한 매미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굼벵이로 일생을 지내다 자유를 찾아 날아올라서는 소리를 내면 끝이다.
울창한 초목과 함께 지내면서 특히 우리 사람에게 주어진 온갖 것에 감사할 때가 요즘에 많아졌다.
화사한 모양으로 우리의 부러움을 사는 꽃. 그 꽃들의 생명은 ‘화무십일홍’이라고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시든다. 아니 들꽃 뿐 아니고 지상에 자리한 온갖 것들에게 영원이란 없다.
우리가 사는 동안에는 새롭게 시작되는 것도 많고 또 아쉬움을 남기고 사라지는 것도 참으로 많다. 물론 그 많은 것들을 기뻐하고 슬퍼하며 맞고 보낼 수는 없다. 이 우주만물에 절제라는 것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창조할 당시 온갖 것에게 알맞은 분량을 주셨다. 컵에 물이 적게 채워져 있으면 가득 채워야 하는 것이다. 또 컵보다 많은 양의 물을 넣으면 그 그릇에 알맞은 양을 채우고 흘러내린다.
그렇듯 긴 시간동안 살기 위해 애를 쓰던 것들에게 가을은 휴식을 선물하려하고 있다. 뜨거운 열기가 잦아짐으로 하여 공기가 더불어 맑고 산뜻해졌다.
어젯밤에는 듣노라니 매미가 아닌 또 다른 가을의 전령사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제는 서서히 생을 마쳐야할 매미들은 유충들에게 울부짖음으로 생은 마쳐지지만 그 소리를 듣고 모두가 더위를 잊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세상에서의 삶을 거듭하니까 이제는 소리로써 계절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자연의 소리에게서도 듣기에 따라 아름답고 좋은 기분을 전해 받지만 하나님에게 능력을 받은 사람이 나타내는 소리도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 새로이 접하는 모차르트 음악을 가을소리와 어우러지도록 틀어놓고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가을을 상상으로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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