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들 몰락으로 진로 놓고 고민
금융업외 분야로 진출 모색 사례 급증
최근 뉴욕 월가의 투자 은행들이 줄줄이 파산하거나 매각되면서 미국 유수의 경영대학원(MBA) 학생들이 투자은행 취업을 고집하기보다는 금융 이외의 분야로 진출을 모색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어스턴스ㆍ리먼브러더스ㆍ메릴린치 등 거대 투자은행들이 줄줄이 몰락함에 따라 미국 MBA 학생들이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투자은행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고, 향후 투자은행의 입지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그간 MBA 출신들은 월가 투자은행 입사에 목을 맸지만, 최근들어 대부분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
이같은 혼란으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최근 취업 컨설턴트에게 상담을 받으려는 학생들이 급격히 늘고 있으며, 와튼 스쿨에서도 취업 분야 전문가를 고용해 재학생과 졸업생의 직업선택과 관련한 자문을 해주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칼 케스터 교수는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우울한 분위기가 캠퍼스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은 자신이 전공한 분야가 지금 엄청나게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에 해고의 칼바람이 불면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지자, 학생들도 다양한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 입사를 꿈꿔온 학생들은 차선책으로 에버코어, 그린힐 등 투자자문 회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고, 일부는 아예 금융 분야 직종을 포기하고 엔터테인먼트ㆍ미디어ㆍ제조ㆍ부동산 관련 직종의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리먼의 파산, 메릴린치 매각 등으로 이들 회사에 인턴으로 일해온 학생들마저도 취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면서 뉴욕을 떠나 시카고나 샌프란시스코 등지의 투자은행이나 해외진출을 노리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마이클 멜론 콜롬비아 경영대학원 채용 상담소장은 “현재는 투자은행에 취업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며 “학생들에게 금융업에만 국한하지 말고 IT기업이나 공공 서비스 직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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