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가 어떤 위대한 문학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마치 또 하나의 정부를 갖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어떤 정부도 위대한 문학가는 환영하지 않는다”라고 러시아의 작가 솔제니친은 그의 ‘작가와 작품’에서 일찍이 밝힌 바 있다. 독일의 시성 괴테는 “정경을 생생하게 느끼는 힘과 그것을 표현하는 능력이 참된 문학가를 만든다”고 했는데, 훌륭한 문학가가 되려면 세계정세에 밝아야 함은 물론, 퇴폐한 그 시대에 대해 칼날 같은 비판의 화살을 던질 수 있는 용기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라고 본다. 한편 세계적인 문호 레오 톨스토이도 “참된 예술작품을 만드는 사람은 그 시대 최고수준의 세계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함으로써 문학가의 참된 세계관을 선명하게 밝혀주고 있다.
선지자 이사야가 바빌론에서 유대인을 향해 예언하고, 헬라크레이토스가 에베소에서 물체의 본성에 관하여 이론적인 연구에 골몰하고 있을 무렵 인도의 베나레스에서는 “인간 최고의 선은 자아의 억제에 있다”라고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던 한 교사가 있었다. 그가 고타마 싯달타, 곧 오늘날 불교의 창시자다. 이들은 대부분이 거의 같은 시대인 기원전 6세기에 살고 있었는데, 이 세기는 전 인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주목할 만한 한 세기로서, 마치 인류가 2만 년의 유년기를 떨쳐버리고 청년기에 도달한 것 같이 보이는 그런 세기에 서로 안면 없이 그 당시의 세상에 은둔하면서 참된 문학가의 세계관을 “인생은 한편의 시와 같다”고 역설하고들 있었다.
특히 이사야는 하나님의 심판과 새 시대에 대해 가르쳤는데, 기원전 545년경 그 당시 어리석은 백성들은 하나님의 종이 맨발과 벌거벗은 몸으로 전하는 전능자의 말을 전혀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거센 백성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하나님께서 시키신 대로만 예언하는데 생명도 불사했다. 문학가의 참된 세계관을 논할 때 그 어찌 선지자 이사야를 따를소냐.
문학가의 참된 세계관을 말할 때는 또한 독특한 리듬과 맥박은 물론, 성장과 노쇠의 내부적 주기도 갖추고 있는 것이 인생이라는 사실을 문학가는 마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천진난만한 유년기가 있는가하면 청춘의 번뇌와 어리석음이란 청년기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그리고 성숙한 중년기를 거치면 인생은 누구나 내분비선의 활발성을 잃어버리는 황혼기, 이른바 인생의 노쇠기를 맞이하다가 최후에는 생명은 소멸되어 영원한 잠속으로 들어가 다시는 깨나지 못하는 영면이란 다리를 건너가게 되는데, 목숨 있는 자는 누구나 이 다리를 건너가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대자연의 뜻이요, 엄숙한 창조주의 섭리다.
괴테는 또 “노인의 삶은 상실의 삶”이라고 정의함으로써 사람은 늙어가면서 누구나 건강과 돈, 일과 친구, 그리고 꿈, 이 다섯 가지를 잃게 된다고 피력한 바 있다. 문학가는 이러한 인생에 대한 참된 이치와 경륜에 대한 심오한 예지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본다. 근래에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빈발하는 자연재해는 요한계시록을 기록한 사도 요한이 내다본 우주의 종말이 날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하는 전능자의 신호가 아닌가 곰곰 생각해 본다.
이렇게 긴박한 현 세대에 선지자 이사야와 같이, 체제 비판자 솔제니친과 같이 ‘어떤 정부도 환영하지 않는, 한 정부를 대표하는’ 담대한 문학가로서, 용감히 이시대의 민중의 고통을 대언하는 참된 세계관을 갖춘 문학가의 아쉬움을 절실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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