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비보이역의 정영광씨와 발레리나역 유은혜씨가 공연팀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 로비에서 극중 한 장면을 연출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배우들은 무대위에서 혹은 스크린 속에서 ‘연기’를 한다.
자연인인 배우와 극속 캐릭터간의 간극이 넓을 수록 연기력을 인정받지만 실제로 배우 자신과 꼭 닮은 극중 배역을 얻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기도 하다. 1일부터 맨하탄 ‘37 Art’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두 주인공 정영광(비보이 오른쪽), 유은혜(발레리나)는 비록 전문 배우들은 아니지만 그런 점에서 극중 캐릭터가 일상의 그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다.
순수함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동시에 거칠기도 한 극중 비보이 주인공은 바로 정영광씨 자신의 모습이다. 반면 한양대 무용과에서 발레를 전공한 유은혜씨는 곱게 자란 아가씨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으며 이른바 발레의 엘리트 코스를 어린 시절부터 착착 밟아왔다. 극중 주인공처럼 이 공연에 출연하기 전까지는 브레이크댄스를 접해본 적이 없고 이런 무대 자체가 낯선 환경이다. 비보이 무대에 처음 선 느낌을 묻자 “좋았어요” 라고만 대답할 정도로 숫기도 없다. 뛰어난 미모로 금호 아시아나의 TV 광고 모델로 등장했던 유씨에게 제작사인 SJ 비보이스 대표가 ‘꽂혀서’ 출연을 제의해 뉴욕 무대에까지 서게 됐다.
춤꾼들에게 왜 춤을 시작했냐고 묻는 것만큼 어리석은 질문도 없다. 정영광씨 역시 당연히 그저 좋아서 시작했고 잘 할 자신도 있었다. 형이 먼저 춤을 춘 것도 큰 동기가 되었다. 비보이들은 돈과 성공을 바라지 않고 명예와 인정을 바란다. ‘내가 최고, 대한민국 비보이가 최고’라는 자존심을 먹고 산다. 그래서 ‘세계 최고로 혹독한 수련’을 감내한다. 이른바 댄서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처음에 반대하던 부모님도 이제는 아들을 자랑스러워한다. 다만 어머니는 여전히 “다칠까 봐” 걱정이 많다. 그러나 비보이의 출발지이자 본거지인 뉴욕에서 당당히 인정받기 위해 정씨는 매번 무대에서 말 그대로 “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자유분방하고 거친 거리의 춤꾼이 고상하고 예쁜 발레리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춤의 경연을 벌이는 내용의 ‘비사발’은 신선한 상황 설정과 스펙터클한 댄스 장면으로 ‘비보이 강국’ 한국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공연으로 자리 잡으며 한국에서 3년째 장기 공연 중이다.
공연문의: www.ticketmaster.com 혹은 212-560-8912. 37 Art: 450 W. 37 St.
<박원영 기자> w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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