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 박사
동서문화센터 연구원
이승만같은 지도자가 없었다면
40년 가까운 망명생활로 국내에 정치적 기반이 없었던 이승만박사가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누구보다 탁월한 지도자였고 또한 그와 경쟁할만한 지도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승만박사가 귀국하기 전 여운형 등이 주도한 인민공화국에서 그를 주석으로 추대했고 우익세력인 한국민주당에서도 그를 지도자로 추대했지만 이승만은 모두 거절했다. 하물며 좌익계 신문인 해방일보도 이승만의 귀국을 적극 환영했던 것이다.
당시 300여개의 정치단체가 난립했고 그것도 모두 명사(名士) 중심의 조그만 파당에 불과했다.
이승만은 자신이 어느 정당에 속하면 혼란에 빠진 나라를 일으켜 세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단결을 외첬으며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1946년 여러 정당사회단체의 연합체인 독립촉성회를 결성했던 것이다.
1946년 7월 23일 동아일보가 서울지역 6천 6백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이승만 지지자가 29 퍼센트로, 김구 11 퍼센트, 김규식 10 퍼센트, 여운형 10 퍼센트로 이승만의 위치는 두드러졌다.
그후 이승만은 초지일관 분명한 정치노선을 걸었지만 김구는 평양으로 가는 결정적 실책을 범했고 여운형은 중도노선과 좌익노선 사이에 우왕좌왕했고 김규식은 미군정과 손을 잡았다가 김구를 따라 북한에 가는 등 확고한 비전과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내 진보세력은 이승만은 미국과 친일세력인 한국민주당의 지원에 힘입어 대통령이 되었으며 그래서 그는 언제나 미국의 요구에 굴종하고 친일파를 보호했다고 비난하며 그의 정치적 역량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승만은 확고한 민족주의자로서 민족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두려움을 모르는 지도자였다.
그는 1904년 고종황제의 특사로서 데오도르 루스벨트대통령을 만나 한미수호통상조약에 따라 대한제국의 주권수호를 위한 미국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이미 카스라 테프트 비밀협약을 통해 한국에서의 일본의 영향력을 인정한 바 있어 그의 노력은 실패했다. 그래서 이승만은 미국에 대해 오래동안 배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승만은 오랜 독립운동 과정을 통해 미국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고 한국 임시정부를 지지해달라고 계속 요청했기 때문에 미국 당국자들은 그를 골치거리로 여겼고 그래서 해방 후 그의 귀국까지도 방해했던 것이다.
이승만은 귀국 후 미국의 신탁통치 정책을 반대하며 미군정 책임자인 하지 장군과 대립하여 연금상태에 처하기도 했다. 대통령 재임기간 중, 특히 한국전쟁 중에는 미국의 정책을 정면으로 반대하여 제거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친일세력을 비호했다는 것도 크게 잘못된 주장이다. 한국민주당이 지주와 친일세력을 대변하는 정당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된 이승만은 친일파를 옹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에서 대통령을 선거할 당시 한민당 의석은 29석에 불과하여 대통령당선의 결정적 요인이 못되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이승만은 한민당이 친일세력이며 미군정에 지나치게 밀착했다 하여 초대내각 구성에서 한민당 출신은 한 사람만 장관으로 임명했다. 한민당은 강력 반발하며 야당으로서 이승만정부에 계속 도전했다.
이승만은 시대를 앞서가는 걸출한 지도자였다. 구한말 암흑시대를 살면서 민주개혁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가졌고 자주 독립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일생을 독립투쟁에 헌신했고 해방 후에는 공산주의가 자주 독립에 위협이라 판단하고 반대했다.
그는 자주 독립은 이상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정세를 올바로 판단하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냉철한 현실주의자였다.
그는 단신으로 귀국했지만 놀라운 정치력을 발휘하여 건국과 전쟁이라는 역사상 가장 어려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군계일학(群鷄一鶴, 평범한 사람들 중 뛰어난 사람)이라는 말이 이승만에게 가장 적합한 표현이 아닐까. 그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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