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품 ‘눈에서 눈’(1970) 옆에 선 1990년의 루이즈 부르주아.
여성의 억압·갈등 형상화
조각·설치예술‘페미니즘 거장’
대표작 ‘필레트’ ‘붉은 방’ 등 150여점
모카 현대미술관서 1월25일까지 전시
모카 현대미술관(MOCA Grand Ave.)에서 지난 26일 시작된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특별 순회전은 꼭 한번 관람할 만하다.
97세의 현역 작가 루이즈 부르주아는 한 세기에 걸친 여성의 문제의식을 조각과 설치미술을 통해 고스란히 표현한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런던의 테이트 모던, 파리의 퐁피두, 뉴욕의 구겐하임 뮤지엄에 이어 네번째로 LA에 온 이 전시는 그녀가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작업한 초기 회화, 드로잉, 페인트, 소품, 조각, 대형 설치에 이르는 150여점의 작품들을 망라해 거의 회고전 성격을 띠고 있다.
프랑스 출신인 부르주아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불륜과 그로 인한 어두운 가정에서 깊은 상처를 입고, 일생동안 남성에 대한 거부감과 억압된 여성의 내적 상처를 작품을 통해 승화시킨 작가다.
소르본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그녀는 27세때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후 판화와 조각가로 거듭났으며 그후 70년 이상 계속된 그녀의 작업은 아방가르드, 초현실주의, 개념주의를 아우르면서 선구적인 창조성을 발휘했다. 그녀 자신은 페미니즘 작가라는 분류에 갇히기 싫어했지만 여성으로서의 자원을 창조적인 영감으로 재생산하면서 다양한 미디엄을 통해 자신의 틀을 뛰어넘는 스케일의 변주를 끊임없이 보여준 위대한 작가로 꼽힌다.
이번 순회전에는 그녀의 대표작인 ‘필레트’(Filette·1968), ‘장님이 소경을 인도하다’(The Blind Leading the Blind·1947~49), ‘붉은 방’(Red Room·1994) 등과 함께 최근작들인 헝겊인형 입체작품들도 전시된다.
한편 루이즈 부르주아의 작품 ‘마망’(Maman)과 ‘거미’(Spider)는 한국의 삼성미술과 리움이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2009년 1월25일까지 계속된다. 전시회 관련 행사와 티켓 문의는 (213)626-6222, www.moca.org
MOCA GRAND AVENUE 주소 250 S. GRAND Ave. LA, CA 90012
<정숙희 기자>
루이즈 부르주아의 작품 ‘침대의 7인’(Seven in Bed·2001 사진 아래)과 ‘붉은 방’(Red Room·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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