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시각장애인 마림바리스트 전경호씨<사진제공=뉴욕밀알선교단>
마림바 연주요? 힘들지만, 즐겁고 기쁩니다. 소리 속엔 장애도 고통도, 편견도 없으니까요.”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마림바 연주자 전경호씨가 5일 뉴욕에 왔다.
오는 9일 뉴욕순복음교회에서 열리는 뉴욕밀알선교단(단장 김자송)의 ‘2008 밀알의 밤’ 행사에서 마림바를 연주하기 위해서다.
행사에 앞서 6일 한빛맹학교 임형진과장, 아버지와 함께 본보를 방문한 그는 1급 시각장애인으로 실로폰 2배 정도 크기(약 3m)에 모두 61개의 건반으로 이뤄진 마림바를 연주하는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마림바리스트다.
마림바 연주는 계속 돌아다니며 정확한 키를 쳐야만 하는 공감각이 필요해 비장애인도 연주도 쉽지 않지만 몇 년을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는 자신 있는 말투에서 마림바 앞에 서있을 그에게 ‘장애’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3년 전 한국 한빛맹학교 음악전공과에서 공부하고 있던 그는 우연히 오케스트라의 마림바 연주를 듣고 세계 최고의 마림바 연주자의 꿈을 갖게 됐다. 그 후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과 재능을 눈여겨 본 한빛맹학교 이철수 교사의 지도를 받아 그 때부터 하루에 10시간, 12시간, 14시간씩 마림바를 연주하고 또 연주했다. 마림바의 특성상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해야 하고 협연을 하려면 지휘자를 보면서 해야 하는 시각장애의 문제도 피나는 연습과 그만의 동물적 교감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그는 “시각을 제외한 다른 모든 감각으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반응을 느낀다. 온몸으로 오
케스트라와 교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공연 때 지휘자와 관객들과 나누는 음악적 교감은 눈에 보이는 것 모든 것을 뛰어넘는 것”이라면서 “그런 음악적인 교감만으로도 충분히 시각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한빛맹학교 앙상블과 함께 한국 전역을 돌면서 수많은 자선 공연을 펼쳐온 그는 여의도 KBS 홀 무대에서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까지 연주한 수준 높을 실력의 소유자이다. 그는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느냐?’는 주위의 질문에 나는 장애인 음악인이 아니다. 다만 시각에 조금 문제가 생긴 음악가라고 말한다”며 소나무가 삭정을 하고 나면 더욱 강해지듯이 상처가 많은 장애인은 세상을 관조하는 눈이 생겨 어떻게 보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예술을 더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멋쩍게 웃는다. <구재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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