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잡음, 연합회장 선거로 인한 시끄러운 기사가 언론 매체에 가득하다.
자기가 태어난 곳을 떠나 다른 나라의 이민은 미지의 세계다. 그런 낯선 미지의 세계인 이곳에 도착하여 제일 반가웠던 것은 한글 신문이었다. 그런데 그 신문에서 생소하고 거부감을 느꼈던 명칭이 있었다. 바로 ‘한인연합회장’이란 명칭이다. 과연 그 연합회장이라고 하는 명칭의 올바른 표현일까 한번 짚고 넘어가보자.
연합이란 단어의 뜻은 각기 다른 고유한 것 둘 이상이 같은 목적, 주의, 이익을 위해 합동할 때 연합이라고 한다. 예로 한국전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국제연합(UN), 각기 다른 나라의 군대가 우리나라를 도운 군대를 연합군이라 한다. 또 연합고사, 연합작전 등 익숙한 말들이다. 연합고사는 같은 지역 각기 다른 고유한 학교가 학력평가 등을 위해 함께 보는 시험을 말하고, 같은 학교에서 전교생이 시험을 봐도 연합이란 단어를 안 쓰고 합동이나 전체고사 등으로 표현하다. 같은 특성의 육군 1, 2, 3군단이 작전을 하면 연합이 아닌 합동이나 통합작전이라 하고, 육·해·공군이나 둘 이상의 나라 군대가 함께 작전을 하면 연합작전이라 한다. 이렇게 연합이란 하나가 될 수 없거나, 조건이 필요하거나, 특성이 각기 다른 고유한 것들이 합동할 때 쓰는 말이다.
하나였다가 셋, 넷이 됐고, 다시 하나가 될 수도 있고(그런 논의가 한번 있었다 들었다), VA, MD, DC 한인이 종류가 다른 것도 아니고 단일민족이라는 한인의 친목단체인 한인회에 연합회, 연합회장이라는 명칭은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좋은 예로 몇 년 전 LA 지역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사건이 있었을 때 한국, 중국, 일본인회의 대표가 모여 공동대응하자고 합의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이런 경우 연합대응, 연합전선 하는 것이 맞다. 또 상설 협력체를 구성했다면 당연히 한·중·일 연합회라 칭해야 한다.
연합이란 좋은 의미의 단어다. 허나 국어학적 해석에 연합은 인간적인 동질성, 감정 같은 것이 내포되지 않은, 목적이나 이해, 이익 같은 것을 필요로 할 때 쓰이는 단어다. 아버지 어머니는 버지니아에, 아들 딸은 MD, DC에 살기도 하고, 동향 친구, 형제간에 미국 행정구역 선 하나를 두고 무슨 놈의 연합전선, 연합인가. 시쳇말로 웃기는 표현이다.
한 교포 분은 연합 하면 커 보이고 멋있는 것 같으니까 그렇게 붙였겠지 한다. 어느 인사가 폼 잡자고 한인연합회장 했다고 말과 글을 다루는 언론매체가 그대로 따랐다면 그도 문제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사안이 아닌가 한다.
합동, 통합한인회장이 이해관계로 불가능하고 어렵다면 한국에서의 광역의원, 광역지자체장 같이 워싱턴 광역한인회장이 차라리 바람직하지 않을까. 모두 중지를 모아 쓰임새가 제대로 된 우리말 표현을 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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