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널스 쿼터백 커트 워너(왼쪽)와 리시버 래리 피츠제럴드가 연습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약체 평가불구 PO 부활 “승산 있다”
필라델피아 대 애리조나(18일, 낮 12시)
NFC 결승에서 맞붙는 애리조나 카디널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는 정규시즌 한차례 대결해 이글스가 48-20으로 압승을 거뒀다. 그 경기에서 이글스는 쿼터백 다나븐 맥냅이 4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던지고 러닝백 겸 리시버 브라이언 웨스트브룩이 구단 타이기록인 4개의 TD를 뽑아내며 카디널스를 모든 면에서 일방적으로 압도, 싱거운 승리를 거뒀다. 그 경기만 본다면 이번 리턴매치에서 카디널스의 승산은 거의 제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무지 이길 찬스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금 카디널스는 그때의 카디널스가 아니다. 사실 카디널스가 9승7패의 전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올라왔을 때만해도 전문가들이나 팬들 모두의 공통적인 의견은 첫판에 ‘초전박살’나 짐을 쌀 것이라는 것 이었다. 약팀들만 모인 NFC 서부조에서 한 팀은 나와야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나왔다느니, 역대 플레이오프 사상 최약팀이라느니 등등 조롱 섞인 평가가 잇달았고 심지어는 홈팬들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플레이오프 첫 상대인 애틀랜타 팰콘스와의 대결이 무려 61년만에 펼쳐진 홈 플레이오프 경기였음에도 불구, TV 블랙아웃(홈팀 도시에 경기중계가 되지 않은 것) 데드라인까지 입장권이 다 팔리지 않아 데드라인을 두세차례 연기한 끝에야 간신히 블랙아웃 수모를 면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 NFC 결승은 이글스가 탑시드 뉴욕 자이언츠를 꺾어 카디널스의 홈경기가 확정된 순간부터 단 6분만에 모든 티켓이 매진됐다. 팰콘스에 이어 적지로 날아가 유력한 NFC 우승후보였던 캐롤라이나 팬서스를 33-13으로 KO시키자 카디널스 팬들이 갑자기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난 듯 흥분하기 시작한 것. 경기 내용도 놀랍기 짝이 없었다. 디펜스는 적지에서 팬서스 쿼터백 제이크 델롬을 5번이나 인터셉트하고 1개의 펌블을 유발해냈고 베테랑 쿼터백 커트 워너와 수퍼 와이드리시버 래리 피츠제럴드는 앞장 선 오펜스는 디펜스가 얻어낸 턴오버를 착실하게 23점으로 연결시키며 팬서스에 반격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만약 카디널스가 팬서스전에서 보여준 레벨의 플레이를 이번 경기에서도 재현할 수 있다면 승산을 충분하고도 남는다.
앤디 리드 감독의 지휘아래 10년만에 5번째 NFC 결승에 오른 이글스는 한때 주전에서 강등됐다가 돌아온 뒤 펄펄 날고 있는 쿼터백 맥냅과 러닝백 웨스트브룩이 이끄는 오펜스의 밸런스가 좋고 디펜스 역시 철통같아 객관적 전력에서 카디널스에 약간 앞선다고 봐야 한다. 카디널스의 홈필드 이점과 상승 모멘텀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이글스로선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드는 경기다. 물론 정규시즌처럼 28점차 대승을 기대할 순 없다.
이글스로선 마지막 6게임에서 합계 48점만을 내준 디펜스가 카디널스의 공중공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할 지가 관건이다. 이미 워너-피츠제럴드 콤비의 위력은 팬서스전에서 잘 나타났고 여기에 부상중이던 또 다른 준족 리시버 안쿠안 볼든이 가세할 예정이어서 카디널스의 화력은 더욱 세졌다. 무엇보다도 에저린 제임스가 다시 라인업에 복귀한 이후 카디널스는 패싱 일변도의 팀에서 러싱도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이글스로서도 한바탕 호된 테스트를 각오해야 한다.
반면 이글스 오펜스는 플레이오프 2게임에서 무려 9개의 턴오버를 뽑아낸 카디널스 디펜스의 기세를 상대해야 한다. 또 이글스는 리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4번이나 NFC 결승에 올랐으나 이중 한 번만 승리한 역사도 다소 부담스럽다. 이글스가 우세해보이지만 카디널스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한 번은 더 이어질 것으로 기대해본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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