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러스 마이크 탐린 감독
카디널스 켄 위즌헌트 감독
수퍼보울 XLIII(43) 사령탑 대결에 관심집중
수퍼보울 XLIII(43)은 ‘선택받은 자’와 ‘외면당한 자’의 대결이 관심사다.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마이크 탐린 감독이 ‘선택받은 자’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켄 위즌헌트 감독이 ‘외면당한 자’다.
어쩌면 이들은 결승무대에서 만나 실력을 겨룰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하지만 그 날이 불과 2년 만에 들이닥칠 줄은 그 아무도 몰랐다.
피츠버그 팬들은 위즌헌트와 스틸러스가 함께 수퍼보울에 오르는 장면을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다. 위즌헌트가 스틸러스의 6번째 우승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기가 막히다.
오는 2월1일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몬드 제임스 스테디엄에서 벌어지는 NFL 결승에 카디널스를 몰고 나타난 위즌헌트 감독은 2006년 수퍼보울 XL(40)에서 한국계 와이드리시버 하인스 워드를 MVP로 만든 스틸러스 오펜스의 ‘설계자’였다. 2001년부터 스틸러스의 오펜시브 코디네이터로 활약해 온 그는 빌 카워 감독이 2006~07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당연히 그 자리를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틸러스는 전통적으로 바깥사람을 끌어들이지 않는 구단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독 보는 눈이 탁월하기로 유명한 스틸러스의 구단주 루니 가문은 그 당시 미네소타 바이킹스의 디펜시브 코디네이터로 주가를 올린 34세 젊은이 흑인 코치 탐린도 마음에 들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을 끌었다.
배신감을 느낀 위즌헌트는 기다리지 않았다. 2007년 1월14일 ‘NFL의 클리퍼스’로 불리는 카디널스 감독직을 맡아 애리조나로 훌쩍 떠나버렸다.
8일 후 스틸러스는 탐린을 1969년 후 단 3번째 감독으로 임명했다. 스틸러스는 그 전 카워 감독이 15년, 척 놀 감독이 23년 동안 사령탑을 맡았던 팀으로 탐린도 2년 만에 수퍼보울 진출 목적을 달성했다. 카워는 수퍼보울에 두 번 나가 한 번 우승, 놀은 4번 나가 4번 다 우승했다.
위즌헌트 감독은 그런 일이 벌어진지 2년 만에 수퍼보울에서 탐린과 맞붙게 된 것에 대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없는 운명인가 보다. 내가 수퍼보울에 오르면 상대는 당연히 스틸러스여야 스토리가 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위즌헌트 감독에게는 자신을 과소평가한 전 고용주에게 보란 듯이 실력을 입증할 기회다. 1947년부터 단 한 번도 우승해 보지 못한 ‘만년 꼴찌’를 ‘약속의 땅’까지 몰고 온 것만 해도 ‘명장’ 소리를 들을 만하지만 탐린에 지면 잠을 못 이룰 게 분명하다.
다들 카디널스로 직장을 옮기는 것은 ‘커리어 자살’ 행위라고 했다. LA 레이커스 감독직을 눈앞에 두고 LA 클리퍼스 감독직을 맡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하지만 위즌헌트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스틸러스는 감독직을 맡게 될 가능성을 놓고 기다리는 상황이었고 카디널스는 내가 맡기만 하면 됐다”며 “카디널스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기회는 또 언제 올지 모르는 것으로 귀중하게 여겨야 하기에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 끝까지 구단의 결정을 기다렸다가 실망한 사람이 바로 오펜시브라인 코치 러스 그림이었다. 그림은 스틸러스가 탐린을 선택하자 위즌헌트를 따라 애리조나로 이적했다.
지난 61년 동안 플레이오프 무대서 단 1승을 거둔 카디널스는 그 덕분에 올해 이미 그 세 배인 플레이오프 3승의 감격을 누렸다.
스틸러스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를 가르치던 위즌헌트와 로슬리스버거를 지켜주던 코치 그림이 과연 로슬리스버거를 무너뜨리는데도 성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소한 로슬리스버거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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