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폴 요원 루이스(클라이브 오웬)는 악덕은행인들과 킬러들을 추적한다.
뉴욕검사 역의 네이오미 와츠.
★★★(5개 만점)
무기밀매·돈세탁
검은손의 은행가들
뉴욕과 유럽의 여러 나라를 정신없이 돌아다니면서 일어나는 액션 서스펜스 스릴러로 흥미 있는 것은 악역이 은행가들이라는 사실. 실제로 지난 1976년부터 20년간 반정부군과 테러리스트와 암살자 및 용병들에게 자금 제공을 하고 또 돈세탁과 무기밀매를 했던 파키스탄에서 시작된 한 은행을 모델로 만들었다.
뉴욕, 베를린, 룩셈부르크, 밀라노, 리옹 및 마지막을 장식하는 터키 등지에서의 현지촬영 덕택에 눈요깃거리는 많다. 그러나 이 영화는 겉보기와 달리 진짜 얘기는 엉성하고 어수선하다.
논리보다 우연이 더 많은데 공연히 플롯이 복잡해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액션이 많은 영화치곤 긴장감이나 스릴도 부족한 편.
또 하나 큰 문제는 주인공들의 성격 묘사나 배경 등이 전연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있는 점. 그래서 훌륭한 두 배우 클라이브 오웬과 네이오미 와츠가 허수아비처럼 보이는데 특히 와츠는 완전히 들러리감. 반면 악덕 은행의 고급 간부로 나오는 아민 뮐러-스탈의 무게와 연기가 돋보인다.
‘런 롤라 런’으로 세계 영화계에 명함을 내민 독일감독 톰 티크베르의 첫 할리웃 메이저 영화.
무기밀매와 돈세탁을 하는 룩셈부르크에 본부를 둔 IBBC 은행이 관계된 중국과 테러단체 간의 미사일 암거래를 수사하던 인터폴 요원이 베를린에서 독살 당한다. 자기 동료가 독살당하는 것을 목격한 루이스(오웬)가 본격적으로 사건을 맡는다. 영국 경찰 출신인 루이스는 콜롬보처럼 늘 후줄근한 코트를 입고 다니는 지저분한 모습의 형사(영화 내내 수염을 안 깎는다)지만 추진력 하나는 강하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선지 그는 뉴욕의 예쁜 검사 엘리노어(와츠)와 한조를 구성하게 되고 이 뒤로 엘리노어는 루이스의 곁을 졸졸 따라다니며 눈요깃거리를 제공한다. 그런데 이 둘이 IBBC를 조사한다는 것을 알게 된 유럽의 수사기관들은 비협조적으로 나온다.
이어 밀라노에서 정치적 암살과 살인이 일어난다. 둘은 유럽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이번에는 뉴욕으로 온다. 이 영화에서 볼만한 것은 맨해턴의 구겐하임 미술관 내에서 장시간 벌어지는 루이스와 그의 동료 대 컨설턴트라 불리는 암살자와 그의 졸개들 간의 총격전. 미술관 내부가 콩가루가 되는데 멋들어진 액션 장면이다. 그리고 경찰은 늘 그렇듯이 총질이 다 끝나고 나서야 출동한다.
마지막 부분은 이스탄불에서 진행되는데 경치 참 좋다. 액션 신은 쫓고 쫓기는 자가 수려한 풍광이 내려다보이는 지붕 위에서 지붕 위로 뛰어다니며 일어난다.
그리고 애매모호하게 끝난다. 악은 결코 근절시킬 수 없다는 식으로. 요즘 스릴러들의 공통된 결점은 공연히 내용을 복잡하게 꾸미는 것이다. 마치 그래야 만든 사람들이 똑똑하다는 듯이 말이다.
R. Columbia.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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