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과 뉴저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갑내기 디자이너 김범석(35)씨와 정진열(35)씨는 맨하탄 소재 스페이스 D-9(735 East9th st. #2 RR, New York, NY)에서 21일~26일 2인전을 통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기호화시킨 도시인들의 숨겨진 욕망을 표출한다.
이들은 ‘사인, 도시의 숨겨진 장소’(Sign, thehidden place of the city)’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 대표적인 생활정보 웹사이트 ‘크레이크 리스트 뉴욕’의 ‘사람찾기(Personals)’란을 소재로 작업한 작품들을 보여준다.이들은 도시 외향 속에 숨겨진 도시인, 나아가서는 뉴욕시 전체의 내면을 탐구, 이를 시각화시키기 위해 한 달간의 공동작업을 거쳤다.
2월의 어느 금요일 밤 크레이그 리스트 뉴욕 ‘사람찾기’란의 ‘여자-여자’, ‘남자-남자’,’여자-남자’,’남자-여자’, 4개 섹션에 올라온 총 2,300여개에 달하는 문구를 모아 원하는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 찾는 방법, 사용하는 어휘, 심정을 드러내는 톤 등 성별 및 개개인에 따라 달라지는
이야기 전달 방식을 분석했다. 이들 2,300개 문구에 사용된 활자인 동사 및 형용사를 이모티콘, 상징, 지표 등 다양한 기호로 치환시켜 진화와 변화를 반복하는 인간의 유기적인 욕망과 내면을 전시장 벽면에 가득 채워 도시의 숨겨진 메시지와 욕망을 드러낼 전망이다.
공공 디자이너인 김범석씨는 도시 게시판으로의 역할을 하는 크레이그 리스트는 오고가는 수천, 수만 사람들의 내면의 욕망을 보여주는 수천 수 백 개의 텍스트들을 생산하고 있다며 이곳은 익명성 속에 숨어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기에 가장 좋은 공간으로 이번 전시회를 통해 방문자들은 남의 속을 들여다보고 나온 느낌, 즉 관음 적 욕망을 채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시인의 욕망뿐 아니라 이를 기호화하는 과정 속에 숨어 있는 디자이너의 표현에 대한 욕망 역시 목격, 이중적인 관음적 욕망을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 디자이너인 정진열씨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광고가 바로 우리 자신이 바라는 이상향을 그려낸 허상으로 크레이그 리스트 역시 우리 자신에 대한 기대와 반추로 이루어진 허상인 셈이라며 사람을 찾는 크레이그 리스트의 텍스트는 타인을 찾는 동시에 내 자신을 발견해내는 과정으로 이를 통해 허상이 아닌 진실을 찾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1973년생 동갑내기로 2005년과 2008년 각각 예일대 대학원을 졸업한 김범석씨와 정진열씨는 현재 웨스트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김씨는 투트웰브 어소시에이트와 폴린 모리스등을 거치며 뉴욕에서 각종 공공디자인 작업을 진행한바 있다. 프리랜서디자이너로 활동중인 정씨는 대학에서 질 딜레즈를 연구했으며 2008년 아웃풋 애뉴얼 어워드, 2007년 아트 디렉터스 클럽애뉴얼 어워드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오프닝 리셉션은 21일 오후 3시. <최희은 기자>
2인전을 갖는 동갑내기 디자이너 김범석(오른쪽)씨와 정진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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