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른이 갓 넘은 아들이 지난해 초 갑자기 10여년 잘 다니던 회사를 휴직하고 1년 계획으로 세계 여행을 하겠다고 했을 때 사실 속으로는 뜨끔하면서도 다양한 체험은 사람을 성숙시킨다고 늘 가르쳐 왔던 나로서는 반대를 할 수가 없었다.
속으로는 이제 회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고 장가도 가야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고 흔쾌히 승낙을 했다. 사실 평생에 1년이란 길고도 짧은 세월이다.
그렇게 해서 아들은 몇 달을 계획을 세우고 장비(배낭 하나에 모두 넣을 짐)를 구하더니 지난해 6월 1일 배낭하나 달랑 메고 두툼한 비행기 표를 들고 첫 기착지 뉴질랜드로 떠나버렸다. 오는 5월 30일 집에 오기로 되어있으니 어느덧 아홉 달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기다리기 쉽지 않은 긴 세월이었지만 이라크 파병간 아들 기다리는 부모도 있는데 하고 참았다. 다행이 이메일도 되고 불로그도 있고 가끔 인터넷 전화도 와서 그런대로 소식은 자주 들으니 그나마 위로로 삼고 있다. 셀폰 추적도 된다.
자랄 때부터 나는 아들에게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 아니라면 가능한 다양한 문화와 체험을 주려고 노력해왔다. 한글학교를 보내고 이글 스카웃을 하고 워터 폴로, 테니스, 태권도, 그리고 주말에는 캠핑, 여행과 등산 그리고 어려서부터 가끔 한국에 혼자 보내 조부모를 비롯 친척들을 만나게도 해줬다.
회사도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는 바람에 미국을 동서남북으로 다니면서 일을 했다. 그러니 이 녀석이 세계 일주 여행을 하겠다는 생각을 할만도 하다고 생각된다. 여행 때문에 출세도 좀 늦어질 것이고 요즘 주식이 엉망이라 걱정도 되겠지만 여행에서 얻는 것은 더 좋은 평생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내 아들만이 아니라 나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여행과 모험을 많이 하라고 권한다. 엊그제는 파나마까지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는 젊은이 이야기가 한국일보에 실렸고 얼마 전 LA 타임스에는 요트를 타고 세계 일주를 하는 소년의 이야기가 실린 것도 읽었다. (해적을 만나는 것이 제일 걱정이라고 했다)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아들의 웹페이지 jimsong.net 에는 여행준비와 계획 그리고 여행 중의 글들이 실려 있어 세계여행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우리아들이 하는 여행이 다른 젊은이들의 여행계획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하여 이 글을 쓴다.
성공한 인생은 돈을 많이 벌거나 출세를 한 사람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 보람된 일을 하고 살았다면 그것은 바로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한 페이지만 읽은 것이다.” -성 오거스틴. 마침 어느 지인이 이런 글을 보내왔기에 여기에 적어본다. 젊은 1.5세 2세들이 이 오피니언 난을 읽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으로 안다. 혹시 관심 있는 부모님이나 어른들이 읽으면 주위의 젊은이들에게 알려주어 서로 대화를 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