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치로와 정면승부를 했을까.
3-3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2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오른손 투수 임창용이 마운드를 지킨 가운데 왼손타자 이치로 타석. 다음 타자인 나카지마가 오른손 타자이니 당연히 그를 포볼로 내보내 포스아웃 상황으로 만들어야 했다. 야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치로를 고의사구로 걸렀어야 할 상황이었다. 물론 한일간의 민족적 감정과 그동안 이치로의 반한적인 언행이 미친 파장을 생각하면 그를 고의사구로 내보내기는 한국팀으로써 치욕적인 일이겠으나 가장 큰 목적인 승부를 위해서는 걸렀어야 했다.
그런데 그걸 모를 리가 없는 김인식 감독이 이치로와 승부를 하다가 2타점 결승타를 맞았다. 왜 그랬을까. 그 미스테리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밝혀졌다. 그것은 지나친 공명심과 자신감에 불탄 투수 임창용의 ‘항명’이 불러온 엄청난 재앙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벤치에서 이치로에게 승부를 걸지말고 유인구를 던지다가 필요하면 걸러 보내라는 사인을 내보냈다. 캐처 강민호는 이를 분명한 사인으로 투수 임창용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웬일인지 임창용은 마지막 8구에서 이치로에 한복판으로 던져 승부를 걸었고 이는 깨끗한 중전적시타로 연결됐다. 2, 3루 주자가 모두 홈인했고 이로써 일본은 챔피언이 됐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 석상에서 “아직 임창용과 만나 이유를 물어보지 못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자신감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침통한 표정으로 밝혔다. 그는 또 “차라리 그냥 고의사구로 내보낼 것 잘못 했다고 후회하고 있다. 그것이 화의 원인이 됐다”고 침통해 있다. 도대체 임창용은 왜 벤치의 지시를 거부하면서까지 그런 무모한 행동을 했을까. 눈부셨던 한국의 WBC대회가 그의 어이없는 행동 때문에 갑자기 씁쓸하게 돌변하고 말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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