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 앞 한화금융프라자 빌딩에 ‘자랑스럽습니다! 위대한 도전’이란 문구가 새겨진 김인식 감독의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연합>

“우승해야 했는데 져서 분했다
…사인 미스는 가르친 내 잘못”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위대한 도전’에 나서 준우승의 쾌거를 달성한 김인식 감독이 국민에게 죄송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표시했다.

김 감독은 25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너무 아쉬웠다. 이왕이면 우승을 해야 했었는데 이치로에게 안타를 맞고 져 나 또한 분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사인이 제대로 맞지 않아 지는 바람에 어제 한숨도 자지 못했다. (고의사구를) 확실하게 지시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그렇지 못해 결과가 좋지 않으면 가르치는 사람의 잘못”이라면서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해 아쉬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해 너무나 고맙게 생각한다. 코치진도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선수를 지도했다. 우리가 아직 모자란 것도 있으나 우리 선수들은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근성과 게임을 풀어가는 능력이 우수하다. 정신적인 면에서 강국 선수들을 월등히 앞섰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감독은 또 “단기전에서 우리 선수들은 정말 탁월하다”며 “선구안 등은 천부적이다. 우리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잘 교육을 받아 아마 지도자들한테도 고맙다는 말을 해야할 것 같다. 외신도 관심을 두듯 조만간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가 차차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장 손민한(롯데)은 선수를 대표해 “선수들이 똘똘 뭉쳐 팀워크를 바탕으로 좋은 성적 났다. 작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WBC까지 한국야구의 기량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어 자랑스럽고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홈런(3개), 타점(11개) 2관왕을 차지한 주포 김태균(한화)은 “(이)승엽이형이 불참해 처음부터 어려웠는데 대표팀 출정식 때 ‘내가 팀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고 승엽이 형의 공백을 줄이고자 노력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